△동학개미효과에도 아쉬운 임기 첫해 실적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수익 9조2910억 원, 영업이익 3746억 원, 순이익 1545억 원을 올렸다.
2019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51.32%, 영업이익은 56.41% 늘었지만 순이익은 30.03%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침체기를 보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적극 주식 매수에 나선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거래량이 급증했고 이는 증권사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신한금융투자도 동학개미효과 영향으로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환매중단된 독일 부동산펀드 투자자에 원금 50%를 가지급하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에도 원금의 최대 70%를 미리 보상해주면서 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모펀드사태 재발 방지 힘 써
이영창은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금융소비자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조직개편 및 상품 판매제도 개편 등을 추진했다.
일회성 개편에 그친 것이 아니라 소규모 개편을 5월, 6월, 7월 등 몇 차례 잇달아 단행하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과 같은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힘을 썼다.
이영창은 대우증권 시절 장기간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업무를 책임지며 조직관리 역량과 노하우를 쌓았는데 그 경험이 녹아들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전사적 차원에서 업무과정을 다시 점검하고 개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환골탈태'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은 전사 차원의 리스크 전담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금융상품 검증을 책임지는 상품감리부를 출범해 심사와 사후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스크 전담조직은 금융상품과 관련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한 뒤 매뉴얼 형식으로 체계화된 업무절차에 따라 대규모 손실과 같은 리스크 가능성에 선제대응하는 기능을 한다.
상품감리부는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 산하조직으로 객관적 기준으로 상품을 심사하며 외부 상품운용사를 관리하는기준도 신설돼 상품 판매와 사후관리 절차가 엄격해진다.
이 외에도 이영창은 2020년 8월 신한금융투자에 '소비자 보호 오피서제도'를 도입했다.
소비자 보호 오피서는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담당자를 말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 제도를 두고 "금융환경이 복잡하고 다변화되면서 직원과 고객 모두 다양한 잠재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관점에서 제반 업무 및 상품 판매 과정 등을 점검하기 위해 오피서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보호 오피서는 소비자 보호 및 준법감시업무 경력을 지닌 소비자보호부 소속 직원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모든 영업점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 과정을 점검하고 완전판매 프로세스 및 사고예방과 관련한 교육을 담당한다.
2020년 11월에는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자문기구 ‘S-프렌즈'를 만들기도 했다.
S-프렌즈는 투자상품 외부전문가 자문단과 일반고객 자문단으로 구성됐다.
외부전문가 자문단은 법률, 회계, 부동산, 리스크 등 분야별 전문가 6인으로 구성돼 상품 출시 전 외부의 시각으로 리스크 요인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고객 자문단은 주부, 고령자, 회사원, 대학생 등 공모를 통해 선발된 10인으로 이뤄진다. 고객 관점의 의견을 제시하면 상품과 서비스업무 개선에 이를 반영한다.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올라
신한금융지주는 2020년 3월
조용병 대표이사 회장이 참여하는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이영창을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김병철 전 사장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독일 부동산펀드의 환매중단 및 손실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신한금융지주가 곧바로 이영창을 후임 사장후보에 올린 것이다.
이영창은 신한금융투자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동의를 받아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영창은 대우증권을 나와 약 3년 동안 법무법인 고문으로 일하며 경영활동 공백이 길었고 이전에 대표이사를 맡은 경력도 없다.
신한금융지주가 이영창의 경영능력과 잠재력에 그만큼 큰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는 이영창이 신한금융투자에 발생한 여러 현안을 고객 입장에서 신속하게 수습하고 신뢰 회복을 이끌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영창이 대우증권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고객 관리와 조직문화 개선, 리스크 대응 등에 좋은 성과를 보여왔던 만큼 펀드 환매중단사태로 위기에 놓인 신한금융투자에서 이런 역량을 보여주리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영창을 선임하는 동시에 그룹 원신한전략팀 본부장으로 일하던 한용구 부사장을 신한금융투자로 옮겨 경영관리 업무를 맡겼다.
신한금융투자 사태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그룹 차원의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혔다.
이영창은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투자의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고객 피해 보상과 같은 사후대책을 주도하며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직원 전문성 강화 앞세워 교육프로그램 강화
이영창은 증권사 임직원이라면 다양한 증권업 분야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이영창은 대우증권 WM(자산관리)부문 대표를 맡던 2013년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무지식 테스트를 도입했다.
증권업무와 투자에 관련한 고객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임직원 모두가 더 많은 지식을 갖추고 금융상품을 이해하고 있어야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산관리분야에서 특수한 지식이 필요한 세무와 회계, 보험, 부동산 분야에는 각 영역의 전문가를 컨설팅인력으로 따로 충원하기도 했다.
이영창은 2010~2011년 리테일사업부장을 맡을 때도 직원 연수부서를 연수원으로 격상해 직원의 자산관리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2000년 대우증권 서울 도곡동지점장에 오른 뒤에도 직원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두고 노력한 결과 전국 영업점 실적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낸 적이 있다.
이영창은 신한금융투자 대표에 오르면서 고객의 수익과 직결되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전문성을 높이며 직원과 고객, 회사의 동반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직원 평가방식 개선과 금융소비자 보호 힘써
이영창은 대우증권 리테일사업부장을 맡던 2010~2011년에 '리테일 혁신'을 통해 직원 평가방식을 개선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에 힘썼다.
대우증권은 2011년 1월 주식영업직과 자산관리영업직으로 나누어 운영되던 영업점 직군제를 PB(프라이빗뱅크)직군으로 통합하는 직군제 개편을 실시했다.
한 명의 직원이 고객에게 주식과 채권, 주가연계증권(ELS)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다양한 상품에 관련한 설명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영창은 리테일부문 영업직군제를 통합하는 동시에 고객 성과체계를 기존의 단기 수익 위주에서 고객과 관계 강화, 고객자산 확대를 위한 노력 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대우증권 영업점 직원이 고객의 관점에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에도 더욱 힘쓰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증권은 리테일 혁신에 맞춰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 준법감시인의 결재를 의무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고객 보호장치를 강화했다.
이영창은 당시 금융소비자 보호헌장 선포식에 참석해 "모든 임직원이 금융소비자 보호와 신뢰 확보를 위해 힘쓰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국내에 처음 도입
이영창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스팩상장'을 국내에 도입한 장본인이다.
2006년부터 끈질긴 법률적 검토와 금융당국 협의를 통해 2009년에 한국형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해당 기업을 상장시키는 전문 상장회사다. 신주를 발행한 뒤 공모로 투자금을 모아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하는 것이다.
이영창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한국형 스팩은 인수합병시장 전반에 큰 변화를 낳아 투자자들에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기업들의 상장 노력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영창은 스팩을 통해 유망한 중소기업이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명한 우회상장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높은 기대를 보였다.
스팩상장이 시장에서 보편화되며 이영창의 이런 예측과 노력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