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혀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2020년 12월22일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DB산업은행과 국내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한진중공업 지분 매각과 관련해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NHPE, 오퍼스PE 등으로 구성됐다.
한진중공업 지분 매각대상은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한진중공업 보통주 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의 지분 20.01%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조선부문보다는 건설부문의 매출이 더 높고 관련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주택부문에서는 부산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 수도권 중심의 동부건설과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 반면 한진중공업은 부산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해모로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경쟁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작고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뿐만 아니라 토목부문에서도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한진중공업은 공항 관련 건설 공사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활주로 공사는 특수업종으로 진입장벽이 높은데 한진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건설은 항만이나 철도 분야에 강점이 있어 서로 겹치지 않는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부터 건설부문 비중이 크게 높아지며 이제는 조선사가 아니라 사실상 건설회사로 구분된다.
2020년 3분기 누적 실적을 봐도 매출비중은 건설부문 51.60%, 조선부문 24.49%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건설부문 매출비중이 53.2%로 조선부문 매출비중 30.8%를 크게 웃돌았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 인수를 추진하는 점을 놓고 영도 조선소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 있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24일 "영도 조선소 부지는 조선업을 해가도록 하겠다”며 “한진중공업과 사업적 시너지와 되살아나는 조선업 등 사업적 가치를 보고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개발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제치고 도시정비사업 수주
동부건설은 2020년 12월 1100억 원 규모의 전라북도 전주시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형건설사 대림산업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 21위인 동부건설이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 것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중견건설사가 대형건설사를 이겼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20년 전국적으로 도시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들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지방 도시정비사업까지 활발히 진출하며 중견건설사와 대결이 잦았는데 거의 대부분 대형건설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동부건설도 2020년 4월 대전시 수성구 대흥동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7월 서울시 송파구 가락현대5차 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포스코건설과, 11월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대결을 펼쳤다.
동부건설은 앞선 3곳의 도시정비사업장에서 대형건설사의 힘에 밀려 시공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전주 종광대2구역에서 대형건설사를 제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허상희는 취임 이후 아파트 브랜드 ‘센트레빌’ 인지도와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와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고 맞붙었다.
동부건설은 대형건설사와 대결에서 승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법정관리 이후 동부건설 위상 회복 및 2020년 시공능력평가 21위
허상희는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동부건설 총괄부사장에 올랐다.
동부건설은 동부그룹이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2015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그룹 계열사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후 2년 가량의 법정관리를 거쳐 2016년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됐고 같은 해 10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6년 매출 5855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거뒀는데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동부건설은 2017년 매출 7015억 원, 영업이익 256억 원을 냈는데 2018년에는 매출 8982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는 증가폭이 더욱 커져 매출 1조1154억 원, 영업이익 555억 원을 올렸다. 2019년보다 매출은 28.6%, 영업이익은 74.5%이나 늘어난 수치다.
동부건설은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2020년 시공능력평가 21위에 올랐다.
2019년 36위에서 15단계나 뛰어오른 것인데 2020년 시공능력평가 50위 이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7166억 원으로 2019년 1조1168억 원보다 53.7%나 증가했다.
상승요인으로는 공공공사 수주실적, 재무능력 개선 등이 꼽힌다.
동부건설은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조달청에서 발주한 공공공사에서 수주실적 2위에 올랐다.
2020년 초 한국기업평가의 기업 신용등급평가에서도 동부건설은 2014년 6월 이후 5년 8개월만에 투자적격등급인 ‘BBB(안정적)’을 받았다.
△공공공사 강자로 도약한 동부건설
동부건설은 2018년과 2019년 조달청이 발주한 공공공사 수주 순위에서 2위에 오르며 공공부문 공사수주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동부건설은 2019년 기준 4조 원가량의 수주잔고 가운데 35%에 이르는 1조4천억 원정도가 공공공사부문일 정도로 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공공사 입찰 가운데 기술형 입찰 수주전에서 동부건설은 80% 이상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기술형 입찰은 공공공사 입찰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가 직접 설계 또는 계획을 제안해 평가받는다. '턴키', '기본설계 기술제안', '실시설계 기술제안' 등이 기술형 입찰이다.
2020년에도 호남고속철도 2단계 2공구, 새만금 신항 북측방파호안 및 관리부두 축조공사, 김포~파주 도로 건설공사 등 공공공사 수주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동부건설은 철도, 도로, 항만분야 기술형 입찰을 중심으로 공공공사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신탁과 시너지 노려
동부건설은 2016년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됐다. 한국토지신탁은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주요 투자자로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건설이 2016년 10월 법정관리 졸업 이후 성공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데는 주택사업에서 한국토지신탁과 협업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부건설은 부산 감만1구역, 당진 수청1지구 등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사업에 참여해 한국토지신탁과 주택사업 시너지효과를 봤다.
허상희가 한국토지신탁의 모회사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 계열사 엠케이전자의 대표이사 출신인 점도 한국토지신탁과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는 요소로 꼽힌다.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의 시너지는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2020년 2월 폐기물 소각운영사업부를 분할하고 신설회사 동부이엔앰을 통해 폐기물 처리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는데 한국토지신탁도 비슷한 시기 사업부를 개편하고 폐기물 처리를 포함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0년 12월 한진중공업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동부건설은 2020년 11월 한국토지신탁이 인수해 사용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로 사옥을 이전하기도 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옥 이전과 관련해 “중장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기업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