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주춤했던 신한은행 해외사업 재개 시도
진옥동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신한은행 해외법인 성장세를 되찾기 위해 현지 영업망 확대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0년 9월 베트남 호찌민에 37번째 영업점을 새로 열고 연말까지 베트남 현지 지점 4곳을 추가로 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베트남 금융당국 승인 지연과 코로나19 사태 등 영향으로 신한은행이 2019년 8월 이후 베트남에 영업점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 수준의 목표를 내놓은 것이다.
10월에는 한국계 은행 최초로 베트남 5위 도시인 껀터에 새 지점을 열며 목표를 점차 실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0년에 베트남 영업점 5곳을 새로 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연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 현장 실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베트남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현지 당국 심사도 늦어지면서 영업점 설립 승인에 차질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약 1년 만에 베트남 당국에서 영업점 설립 승인이 내려진 것은 신한은행이 주춤하고 있는 베트남법인 성장세를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의 2020년 상반기 순이익은 577억 원으로 2019년 상반기보다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 연간 순이익 증가율 31%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세계적으로 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베트남 금융당국이 신한은행 영업점 설립 승인도 재개한 만큼 진옥동이 본격적으로 신한은행 베트남사업을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사이 해외사업 협력계획도 점차 구체화될 공산이 크다.
신한은행은 하나은행과 해외시장에서 공동 인수합병 및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확장 기회를 찾아 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대부분 국가에서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본격적 회복세에 오른 만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진옥동은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친분을 바탕으로 두 은행 사이 협력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 역할 충실
진옥동은 신한금융그룹에서 인공지능분야 기술을 담당해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며 계열사 협업을 주도하는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후견인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020년 상반기부터 그룹 차원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가 특정 디지털 신기술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기술 발전에 힘쓴다면 그룹 디지털 전환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진옥동은 2020년 9월 신한은행에 인공지능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 'AI통합센터'를 신설하고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인력도 기존 10명에서 50여 명 규모까지 늘렸다.
AI통합센터를 통해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으로 맡은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업화와 새 수익원 확보에 속도를 내는 한편 다른 계열사와 인공지능 연구개발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가 반영됐다.
조용병 회장이 2020년 연말인사부터 경영진의 디지털 리더십을 인사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진옥동의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 활동은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반영될 공산이 크다.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영업망을 전담하는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도 AI통합센터와 함께 문을 열었다.
디지털영업 전문가를 양성하고 디지털채널 경쟁력을 강화해 비대면금융시대에 대응하겠다는 진옥동의 의지가 담겼다.
△오픈뱅킹 도입 맞춰 신한은행 모바일앱 재편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에 추가된 자산관리서비스 '마이자산'은 출시된 지 약 반 년 만에 400만 명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신한은행 디지털영업채널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2020년 6월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 마이자산 이용자 수는 417만 명을 보였다. 2019년 10월 출시 뒤 연말까지 195만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자산은 신한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도 자신의 금융정보를 입력해 자산관리 방법과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신한은행이 주력하는 디지털 영업채널 강화에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금융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진옥동이 선제적으로 모바일앱을 마이자산 서비스 중심으로 바꿔낸 성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옥동은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의 오픈뱅킹서비스 시행에 맞춰 신한은행 모바일앱을 전면적으로 재편해 내놓았다.
오픈뱅킹은 이용자가 하나의 은행 또는 핀테크기업 모바일앱에서 다른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이체 등 일부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여러 은행의 앱을 설치해 이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시중은행들은 다른 은행 또는 핀테크기업과 모바일앱 사용자 확보를 위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진옥동은 취임 뒤부터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바일앱 개발을 주도했고 오픈뱅킹 도입시기에 맞춰 앱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내놓을 수 있었다.
신한은행 모바일앱은 기존의 은행업무 중심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중심으로 바뀌었다. 사용자들이 다른 금융기관에 흩어져있는 자산도 신한은행 모바일앱에서 한 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다른 은행을 쓰던 이용자도 신한은행 모바일앱을 설치해 이용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2020년 6월 말 기준 신한은행 쏠 모바일앱 가입자 수는 1185만 명으로 집계됐다. 진옥동이 모바일앱 대대적 업데이트를 실시한 2019년 10월과 비교해 약 139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신한은행 '리딩뱅크' 자리 KB국민은행에 내줘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이 2019년에 연간 순이익 2조3292억 원을 냈다고 2020년 2월5일 밝혔다. 2018년과 비교해 2,2%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라이벌인 KB국민은행이 순이익 2조4391억 원을 거두면서 신한은행은 2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내주게 됐다.
신한은행은 2020년 순이익 목표치도 2조2천억 원 안팎으로 낮춰 잡으며 보수적 경영기조를 보였다. 은행권 전반의 규제 강화와 세계 무역상황 악화, 경기 침체 등으로 악재가 계속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순이익을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B국민은행은 비용 절감과 기존에 설정했던 대손충당금 환입 등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고 캄보디아 현지은행도 인수해 수익 다각화와 성장에 박차를 더하고 있다.
진옥동이 신한은행의 실적 반등으로 리딩뱅크 경쟁에서 자존심을 되찾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쉽지만은 않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저금리 기조에서 신한은행이 이자수익 규모를 이전처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파생상품 손실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 등으로 은행의 투자상품 판매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진옥동이 신한은행의 신사업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만드는 과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 ▲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이 2020년 7월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연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에 올라
진옥동은 2019년 12월 열린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다음 회장후보로 선정돼 면접 등 평가를 거쳤지만 회장 최종후보에 선임되지 않았다.
그러나 진옥동이 신한은행장에 오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장후보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경영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2019년 11월부터 회장후보군을 선정해 평가와 논의를 거쳤는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진옥동 5명의 후보가 최종 평가를 거쳤다.
진옥동은 최종면접이 이뤄지는 날 기자들과 만나 고객과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경영비전으로 제시하겠다며 포부를 보였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장후보 추천위원회가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진옥동은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신한은행장 내정
진옥동은 2018년 12월 신한은행장에 내정됐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는 진옥동이 “신한 문화을 향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화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SBJ법인장으로 일할 때 탁월한 경영성과와 은행업 전반의 이해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진옥동이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 등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 수장을 계속 맡으며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와 두터운 친분을 쌓았던 만큼 신한은행장 내정 과정에서도 재일교포 대주주들의 지지를 상당 부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옥동은 온화한 리더십을 갖춰 그룹 내부의 신망이 두터운 만큼 당시 ‘신한사태’ 및 ‘남산 3억 원사건’ 등으로 얼어붙은 신한은행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화할 적임자로 꼽혔다.
신한사태란 2010년 9월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하면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측과 신 사장 사이에 경영권 대립을 일으킨 사건을 일컫는다.
신한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남산 3억 원’사건은 2008년 당시 라응찬 회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이백순 행장에게 지시해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정체불명의 누군가에게 3억 원을 전달한 사건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 거치며 '고속 승진'
진옥동은 2017년 1월 일본 SBJ법인장(상무급)에서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 뒤 3개월 만에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맡았다.
신한은행 부행장은 일반적으로 부행장보를 거친 뒤에 맡는데 진옥동은 부행장보를 거치지 않은 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그 뒤 2년도 지나지 않아 신한은행장에 내정되면서 2년여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진옥동은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들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아 조용병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용병 회장이 2015년 3월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진옥동이 같은 해 6월 신한은행의 일본 자회사인 SBJ은행 법인장을 맡으면서 1년 반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일본 전문가
진옥동은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창업주인 이희건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도 가까이에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1982년 설립된 신한은행에서 출발한 금융지주사인데 신한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최초로 재일교포를 주축으로 한 순수 민간자본으로 세워졌다.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금도 17~20%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옥동은 10여 년 동안 일본에서 일하며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깝게 지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일본에서 뛰어난 경영능력도 선보였다.
2009년 9월 신한은행의 일본법인인 SBJ은행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오사카지점장으로 일하며 일본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내고 안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SBJ은행의 영업이익은 진옥동이 법인장을 맡기 전인 2014년 243억 원에서 진옥동이 물러난 2016년에는 714억 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에 4조8284억 원에서 6조1천억 원으로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