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해운시장 변화에 대응
김정훈은 최근 주요 산업에서 동력원이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로 바뀌는 점이 해상운송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럽 해운회사와 손을 잡았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9월2일 온라인으로 유럽 해운회사 ‘윌.윌헬름센 그룹(윌헬름센)’과 ‘가스 운반선 및 해운환경 변화 공동대응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윌헬름센은 선박관리, 선박용품 공급 등의 사업을 하는 회사로 1861년 설립됐다. 노르웨이 리사케르에 본사가 있고 세계 2천여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윌헬름센은 우선 액화천연가스(LNG) 해상운송사업에 협력하고 수소 관련 미래 해운시장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 해상운송사업은 폭발 등 위험이 큰 탓에 세밀한 운항관리와 선원 교육이 요구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선대 운영능력과 윌헬름센의 선박 관리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액화천연가스 수요와 점점 강화되는 환경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두 회사가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과 5천억 원 규모 운송계약 맺어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7월2일 독일 폴크스바겐그룹과 5천억 원 규모의 완성차 해상운송 계약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4년 12월까지 폴크스바겐그룹이 유럽에서 생산하는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의 중국 해상 수출물량을 5년 동안 맡는다.
대개 완성차업체와 선사 사이 주요 해상운송 계약은 2년 내외 단기로 이뤄지는데 이번 계약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5년 장기계약으로 맺어졌다.
유럽에서 돌아올 때 물량을 확보해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그동안 일본과 유럽 선사들이 사실상 독점했던 유럽 완성차기업의 물량을 일부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평가 받는다.
또 이번 계약은 현대글로비스가 그동안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서 비계열사와 맺은 계약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서 계열사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60% 수준에서 2017년 58%, 2018년 56%를 거쳐 2019년 47%까지 떨어졌는데 이번 계약으로 계열사 물량비중이 더욱 낮아질 수도 있다.
김정훈은 현대글로비스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벗기 위해 비계열사와 비자동차 물류 일감을 늘려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회사로 지목돼 과거부터 지속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해상운송사업이 현대글로비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해상운송사업에서 비계열사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글로비스는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육상을 이용하는 물류부문(32.1%), 자동차부품 등을 납품받아 공급하는 유통부문(50.3%), 해상을 이용하는 해운부문(17.6%) 등의 매출 비중을 보인다.
이에 따라 김정훈은 해상운송사업에서 비계열사 물량 확대와 함께 비자동차 물류사업, 중고차사업 강화 등을 통해 계열사 매출 비중을 낮추는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5월 비자동차 물류부문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설립한 중국 칭다오 농수산식품 물류센터의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중국 중고차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창지우그룹과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김정훈은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에 올린 CEO메시지에서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창사 이래 매년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비계열사업을 집중 육성해 명실공히 세계적 종합물류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물류를 새 먹거리로 점찍어
김정훈은 스마트물류를 현대글로비스의 새 먹거리로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물류는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활용해 물류현장에 자동화와 무인화설비를 구축해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8월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마트주차 테스트베드(시험공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8월26일 로봇 개발업체인 ‘트위니’와 ‘자율주행 이동로봇 생활물류서비스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트위니와는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일상과 밀접한 생활 밀착형 물류서비스를 개발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는 주차로봇 기반의 스마트 주차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둘 모두 사람이 아닌 로봇을 활용해 물건을 효율적으로 옮긴다는 점에서 스마트물류의 성격을 띤다.
현대글로비스는 스마트물류 관련 역량을 키우는 데 종합물류연구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와 첨단 물류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기구로 2018년 출범했다. 물류·해운사업, 미래 기술과 신사업에 관련된 트렌드를 분석하고 기술을 개발해 실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는 사내 물류 전문가 30명으로 출발했지만 2020년까지 8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 2분기 실적 후퇴
현대글로비스는 코로나19로 2020년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자동차업황 침체로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포함한 세계 완성차기업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물동량이 줄어든 데 영향을 받았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2698억 원, 영업이익 1306억 원을 냈다. 2019년 2분기보다 매출은 30.5%, 영업이익은 33% 줄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은 크게 물류, 해운, 유통(KD·트레이딩·중고차 사업 포함)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모든 부분에서 실적이 뒷걸음질 했다.
물류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145억 원, 517억 원으로 2019년 2분기와 비교해 각각 20.4%, 17.3% 감소했다.
해운부문에서는 2020년 2분기에 매출 5270억 원, 영업이익 151억 원을 올렸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45.9% 줄었다.
유통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9년 2분기보다 각각 37.1%, 38.9% 감소한 1조6283억 원, 638억 원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물류사업 강화
김정훈은 현대글로비스의 해외 물류사업을 확대하는데 힘쓰고 있다.
해외 물류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현대글로비스의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0%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에게서 낸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에게 차량이나 부품의 운송을 위탁받아 국내외에 해상·육로로 운송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현대글로비스 실적도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의존도 낮추기는 김정훈의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현대글로비스는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 물류시장에 현지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속속 뛰어들고 있다.
2020년 9월 태국 CP그룹과 손잡고 태국 편의점 물류 배송사업에 진출했다. 태국 CP그룹의 유통계열사 CP올의 물류 자회사인 올나우와 ‘고객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적 협업관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맺고 2020년 안으로 CP그룹이 태국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상품 운송을 맡아 전기트럭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현대글로비스는 2019년 7월25일 동남아시아 지역 첫 해외법인으로 베트남에 법인 ‘현대글로비스베트남’을 세우기도 했다.
아시아 물류 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에는 2018년 7월25일 지사를 설립했다. 약 52조 원에 이르는 아시아-태평양 ‘이머징마켓’의 물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함이라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물류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1월10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지사를 만들었다. 중국 남부지역의 신규 화주를 발굴하고 내륙운송과 수출입 물류사업을 진행해 남중국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같은 해 8월27일 충칭에 지사를 세워 영업범위를 서남부 지역으로 확대했다.
2019년 10월25일에는 중국 현지 완성차 브랜드의 내륙 운송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완성차 전문 물류기업인 ‘렌허물류’와 합자회사 ‘장쑤거렌물류우한공사’를 세웠다. 장쑤거렌물류유한공사는 앞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전용 트럭으로 고객에게 운송하는 사업에 주력한다. 그해 11월28일 중국 민영 자동차 판매·물류기업인 창지우그룹과 중국 현지 중고차 유통 및 완성차 해운사업을 위한 2개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에는 2019년 2월8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만들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동쪽 끝 출발점에 지사를 설립함으로써 기존 화물의 운송 안전성을 높이고 극동지역의 영업을 강화해 새 화주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글로비스는 내다봤다.
미국에는 2019년 6월20일 육상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GET’을 설립하기도 했으며 7월4일에는 인도 델리와 뭄바이에 영업지사를 만들기도 했다.
2019년 3월27일 유럽 해운사업 확대를 위해 스웨덴 선사 ‘스테나레데리’와 유럽 해운 합자회사인 ‘스테나글로비스’를 세웠다.
현대글로비스는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글로벌 파이어니어’제도도 2019년 1월 도입했다.
글로벌 파이어니어 제도는 현대글로비스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 직원들을 보내 시장을 조사하고 신규사업의 기회를 발굴하는 해외 파견 프로그램이다. 해외 미진출시장에서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 ▲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토마스 윌헬름센(Thomas Wilhelmsen) 윌. 윌헬름센 그룹 대표이사가 2020년 9월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
△현대글로비스 중장기 발전전략 발표
현대글로비스는 2018년 4월27일 모빌리티서비스와 스마트물류와 같은 미래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2025년까지 회사 매출을 40조 원+알파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미래 신사업부문에서 카셰어링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이 사업에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기존 완성차 물류와 해운 중심의 사업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고 유관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위해 본질적으로 자동차 생산 과정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SCM) 역할을 통합하고 확대하며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물류4.0’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 추진과 실패
현대차그룹이 2018년 3월28일 발표한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계획‘에 현대글로비스가 주요 역할을 할 회사로 포함됐다.
현대모비스는 이사회에서 회사를 투자 및 핵심부품사업부문과 모듈 및 AS부품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글로비스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모듈 및 AS부품사업부문과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와 분할합병을 놓고 “기존에 분산해 운영하던 물류, 운송 네트워크를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튜닝과 AS부품, 중고차, 탁송 등 기타 사업을 일원화하면서 모빌리티서비스 등 미래차 분야의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방안도 동시에 발표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대주주와 계열사가 지분 거래를 통해 기존의 순환출자고리를 모두 끊겠다는 것이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이후 이사회를 열고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6.9%, 0.7%, 5.7% 보유하고 있다.
지분 거래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대주주, 현대모비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 개별 사업군 등으로 한층 단순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에게 모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거래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5월21일 기존 개편안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에 물음표를 던진 주주들이 많았다.
김정훈은 그룹 개편안 철회와 관련해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겸허한 자세로 주주 및 시장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살펴보겠다”고 했다.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올라
2018년 1월5일 실시된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정훈은 기존 현대차 구매본부장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내정자로 발령됐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인사를 놓고 “현대기아차와 계열사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차원에서 실시한 인사”라며 “외부환경의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고 미래차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말
다.
김정훈은 2018년 3월16일 열린 현대글로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안을 주주들에게 승인받은 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에 정식으로 올랐다.
김정훈은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소집과 안건의 주재를 주요 담당하는 점에서 이사회 안건과 운영 등에 이해도가 높은 이사가 맞는 것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사회에 부의되는 각종 현안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회의에서 충분한 설명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 직무를 수행하기 적합하다고 판단돼 이사들의 의결을 거쳐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함께 수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회사 이사회를 보면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이사회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훈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2020년 6월 말까지 열린 모든 현대글로비스 정기·임시 이사회 가운데 2020년 3월19일 열린 정기 이사회 1번을 빼고 모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