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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SK바이오팜 성공, 최태원 10년 뒤 SK 먹거리로 무얼 보나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  2020-09-2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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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에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SK그룹의 대표적 사업영역인 화학·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 등이 모두 기술과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구조적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을 통해 바이오부문도 성공적으로 문을 연 최태원 회장은 넥스트 SK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박혜린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 중심 기업 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2020년 상반기 증권시장의 최고 스타는 단연 ‘SK바이오팜’이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30년 투자가 열매를 맺으면서 SK그룹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영역에 SK의 이름을 내걸게 됐는데요.

직물회사에서 화학·에너지, 통신, 반도체, 바이오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호투하고 있는 SK그룹의 다음 행보에 시장의 시선이 쏠립니다.

최태원 회장의 ‘넥스트 바이오’는 무엇인지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박혜린 기자(이하 박):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입니다.

◆ 최태원, SK그룹 ‘딥체인지’ 채찍질 이유 있다

곽: 최태원 회장이 제약바이오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SK그룹의 새로운 간판사업이 될 수 있는 먹거리를 마련했는데도 그룹 사업재편의 고삐를 놓지 않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업하는 방식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는 ‘딥체인지’의 실행을 한층 서두르고 있는데요. 

박: 그렇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지금 운 좋게 생존해도 코로나19 이후의 흐름과 변화를 읽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미래’와 ‘혁신’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열린 SK이천포럼에서도 딥체인지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뒀던 지금까지와 달리 근본적 변화를 위한 실질적 방법론을 찾을 것을 주문했습니다. SK가 남들보다 먼저 고민하고 변화를 모색해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곽: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이 모두 각 사업분야에서 1, 2위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2020년 상반기 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 SK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죠?

박: 네 그렇습니다. SK는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7309억 원을 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이 정유화학사업에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낸 점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SK그룹의 화학에너지사업부문 수익성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는 것입니다. 

곽: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시장 1위, 도시가스 1위, 민자발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자인데도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박: SK이노베이션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석유와 화학산업의 업황 자체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분기까지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지만 2018년 4분기 영업적자를 냈고 2019년에도 정유화학부문 매출이 2018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면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역성장했습니다.

곽: SK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도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박: 그렇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2분기 기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부문 매출비중이 97%로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시장은 PC와 관련된 제품 수요가 줄고 이미지센서, 반도체설계 등 비메모리반도체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곽: SK그룹은 그룹 사업부문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비중이 2019년 기준으로도 63%에 이르는 만큼 최태원 회장으로서는 이런 사업영역의 ‘딥체인지(근본적 변화)’가 절실할 수밖에 없겠네요.

박: 그렇습니다. 여기에 5G통신시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무선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였던 SK텔레콤도 새로운 경쟁환경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SK는 2016년에서 2018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유가 하락, 메모리반도체 판매가격 하락, 기타부문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2019년 매출 135조 원을 거뒀습니다. 2018년보다 매출이 12.8%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 규모도 2018년과 비교해 약 18조 원 줄어들었죠.

곽: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16년 출간한 저서에서 2008년 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던 핀란드 IT기업 노키아의 몰락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노키아의 몰락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의 도입이라는 판을 뒤집는 혁신을 선도하지도, 제대로 따라잡지도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즉 혁신적 산업에서 창조적 파괴가 도전기업들에 따라 일어나고 기존의 지배적 사업자가 소멸하는 바로 그런 과정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키아라는 공룡처럼 소멸하지 않기 위해 근본적 혁신을 이뤄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곽: 그렇다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SK그룹 주력 계열사들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따라가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까? 한마디로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까?

박: 최태원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사업, SK텔레콤의 자율주행, 5G통신, 인공지능 등 기술력을 결집한 미래 모빌리티시장을 전략시장으로 삼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은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2020’에서 ‘미래를 향한 진화의 주체’라는 주제로 공동 전시 부스를 운영했는데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곽: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배터리용 소재, 차량 경량화소재, 친환경차 특화 윤활유 등 하드웨어부분을 담당하고 SK텔레콤은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겠군요.

그런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이 LG화학과 분쟁으로 큰 불씨를 껴안게 됐는데요. 

박: 그렇습니다. 현재 상황을 본다면 그룹 경영 측면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소송을 합의로 이끌어야 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아직도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LG화학이 원하는 합의금 수준이 수조 원대에 이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SK이노베이션은 합의로 분쟁을 마무리해도 여전히 뼈아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SK하이닉스는 어떻습니까? 

박: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대만 등을 대상으로 8인치 파운드리사업을 하는 키파운드리 인수 사모펀드에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SK실트론이 인수한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는 전력반도체에 특화된 소재로 앞으로 그룹의 비메모리 사업 강화에 중요 소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나간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운으로 얻어진 것 아니다

곽: 최태원 회장이 경영전략으로 ‘딥체인지’를 내놓은 게 2016년인데요. 사실 SK그룹은 1953년 선경직물로 시작해 화학에너지, 통신, 반도체 등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 그룹의 간판사업으로 키워왔습니다. 

SK그룹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박: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10년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늘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지론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사업이 잘되고 있을 때나 위기에 빠져있을 때나 언제든 늘 현재에 매몰되지 않고 그룹의 미래를 그렸다는 겁니다.

최종현 회장의 이런 모습은 최태원 회장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2017년부터 그룹 연례 심포지움인 ‘SK이천포럼’을 열고 있는데요. 올해 이천포럼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해 “이천포럼과 같은 학습기회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해야 다음 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곽: 최종현 선대회장이 1980년 유공(현재 SK이노베이션),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재 SK텔레콤)을 인수하고 최태원 회장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시장에 진출한 데에는 이런 철학이 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미래를 준비하자'는 생각만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박: 그렇죠. SK그룹이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그 미래가 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한 뚝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곽: 올해 SK바이오팜 상장 등으로 본궤도에 오른 제약바이오사업도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최태원 회장까지 대를 이어 30여 년을 투자한 끝에 얻은 결실이죠. 

박: 그렇습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90년대 들어 화학에너지사업의 뒤를 이를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에 주목했고 1993년 제약(Pharmaceutical)의 영어 단어 첫 음절을 딴 ‘P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바이오산업을 시작했습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신약 개발산업의 최전선인 미국 뉴저지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에도 별도의 연구팀을 구성하면서 글로벌기업 따라잡기에 나섰죠.

곽: 최종현 선대회장이 연구개발에 주력하면서 SK그룹 바이오사업의 기틀을 닦았다면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팜을 독립법인으로 만들고 더 많은 인력과 투자를 지원하며 실질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힘을 기울였죠.

박: 그렇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은 SK하이닉스 인수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SK는 2012년 SK텔레콤을 통해 SK하이닉스를 품에 넣었는데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하이닉스 인수를 모험이라고 바라봤습니다.

곽: 아무래도 SK그룹은 내수시장에 특화된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었고 반도체에 관해서는 전혀 사업적 이해도가 없었으니까요. 

박: 그렇지만 최태원 회장은 우려하는 목소리에 “밤을 새워 공부하고 있다”며 웃었다고 합니다. 반도체사업에서 잠재력을 봤기 때문에 모르는 분야지만 뚝심으로 과감한 도전을 결행한 것입니다.

곽: 최태원 회장은 지금도 한국 지주회사 SK와 중국 현지 지주회사 SK차이나를 통해 장기적 안목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죠. 

박: 최 회장은 시장과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다른 기업들이 많이들 발을 빼고 있는 중국 현지에서도 지주회사 SK차이나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신소재, 물류 등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SK차이나 대표는 최근 중국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최소 10년을 내다보는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곽: 그런데 SK그룹이 정치권과 유착 등으로 기업을 키워왔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SK그룹은 노태우 정부 마지막 해인 19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됐는데요. 최태원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씨와 1988년 결혼한 뒤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사돈으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박: 그렇습니다. SK그룹은 이와같은 '특혜시비' 때문에 당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년 뒤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결국 정보통신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습니다. 

곽: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에서 나올 수 있는 재산분할을 단순히 부부간 문제가 아니라 SK그룹과 노태우 정부의 관계로 해석하려는 시각이 바로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의 성과가 SK그룹에 미래 모빌리티사업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에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사회적가치’ 창출이 현재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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