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여 만에 자사주 매입 나서
김남구는 2020년 3월 한국투자금융지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김남구는 2020년 3월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 동안 자사주 26만 주를 85억7985만 원에 매입했다.
김남구의 지분율은 20.23%에서 20.70%로 높아졌다.
김남구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11년3개월여 만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주가가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하자 주가부양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증시가 일정 수준 회복됨에 따라 김남구는 2020년 7월 초 기준으로 3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으로 승진
김남구가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한국금융지주는 2020년 3월2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김남구 대표이사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는 2011년 부회장으로 선임된 뒤 9년 만의 승진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김남구는 30년 동안 금융업계에서 일하며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투자금융부문을 업계 최고로 성장시켰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신사업 확대와 인재경영, 디지털 혁신,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욱 중점을 두며 글로벌 금융난국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연결고리 강화
김남구는 카카오뱅크와 협력을 꾸준히 다지고 있다.
2020년 3월 열린 카카오뱅크 주주총회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내세운 김광옥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가 카카오뱅크 사내이사 겸 부대표로 선임됐다.
이는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의 사임에 따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조치다.
김광옥 부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경영 전반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 말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인 이용우 전 대표가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용우 전 대표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 사이 가교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용우 전 대표,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에 이어 김광옥 부대표까지 3명의 주요 인재를 잇달아 카카오로 보내면서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주총회 권한을 늘려 2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영 견제권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대표이사 선임과 해임안건 의결권을 주주총회에 넘겼다.
기존 내부규범은 이사회가 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을 의결하도록 했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지분을 포함해 카카오뱅크 지분 33.53%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보다 0.01% 낮다.
2018년 말까지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카카오에 지분을 넘기면서 2대주주로 내려왔다.
△계열사 실적에 호조에 힘입어 2019년 역대 최대 실적 보여
김남구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847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64.2%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매출은 10조7713억 원, 영업이익은 9417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27.4%, 영업이익은 46.5%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대표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불확실한 글로벌 증시 상황 속에서 투자금융(IB)부문과 자산운용부문 수익이 확대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7098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42.2% 늘어난 사상 최고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사업 흥행 지속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따낸 뒤 발행어음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다.
단기 금융업은 발행어음의 매매와 중개 등을 하는 업무를 말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IB)가 만기 1년 이내로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단기 금융업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의 2020년 4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8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인 6조7천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4조4829억 원, KB증권은 3조3750억 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금융당국이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를 재개했고 하나금융투자 등도 관심을 보이면서 발행어음사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과 함께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김남구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뒤 "수익성을 갖춘 초대형 투자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 통한 수익 다각화 노력
김남구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캐피탈 등 자회사 지원에 나서면서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9년 말 한국투자캐피탈의 유상증자에 500억 원 규모로 참여를 결정했다.
2019년 11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실시한 77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계열사인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통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계열사들을 고루 키우면서 성장세를 이어와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8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증권사 가운데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벤처캐피털회사 가운데 꾸준히 1등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3092억 원을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해 2위인 KB인베스트먼트와 400억 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9년 9월10일 서울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글로벌사업 실적 개선
김남구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해외법인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도 힘을 내고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2019년 해외법인 매출은 471억 원으로 2018년보다 25.6% 늘었다.
해외법인 매출은 2017년 424억 원에서 2018년 375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2019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김남구는 홍콩을 중심으로 두고 아시아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투자사업을 벌일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홍콩 자회사에 4억 달러(약 4556억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홍콩 법인의 자기자본은 1천만 달러(약 112억 원)에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홍콩 법인은 한국투자증권의 현지법인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됐다. 홍콩 법인은 ‘해외 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하고 회사 고유 계정으로 채권,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이후 점차적으로 해외 대체투자상품 등 투자금융(IB)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김남구는 2018년 하반기 서울대 채용설명회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주요 무대로 아시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본인가 받아
김남구는 부동산신탁회사를 설립해 수익 다각화에 힘을 더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부동산신탁시장에 참여할 채비를 마쳤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으로부터 신탁사가 권리를 위탁받아 그 부동산의 관리와 처분, 개발을 맡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혁신 부동산신탁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투자금융그룹 대대적 인사
김남구는 2018년 연말인사에서 정일문 사장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국투자증권을 10년 넘게 이끌었던 유상호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정일문 사장은 오랜 기간 투자금융(IB)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히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하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남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설립된 지 처음으로 ‘2인 부회장’체제를 열고 지주사에 힘을 실어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역할을 강화했다.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이 2018년 연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오너 2세’인 김남구와 함께 지주사 경영을 맡게 됐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참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9년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보유하고 있던 우리은행 지분 4%를 우리금융지주 지분과 일대일로 교환했다.
2020년 초 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율은 5% 미만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6년 우리은행의 지분 4%를 인수하며 과점주주로 참여했다.
정부는 우리은행을 민영화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 등을 추진했지만 실패하면서 2015년 7월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 뒤 2016년 11월에 7개 금융사에 과점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4%의 지분율을 낙찰받았다.
금융권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김남구는 2017년 9월 서울대학교 채용설명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우리은행의 잔여지분을 인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대기업집단 지정
한국투자금융그룹은 2009년 처음으로 공정위원회로부터 자산 5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첫 지정 당시 5조3510억 원의 자산규모는 2013년 6조1290억 원까지 커졌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기준이 10조 원으로 상향되면서 2014년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됐다.
2016년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이 신설되면서 자산 8조3310억 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고 2017년 자산 10조7360억 원으로 다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됐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투자금융그룹 자산은 12조5360억 원, 계열사 수는 28개다. 대기업집단 순위에서는 2009년 46위였으나 27위까지 올랐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독립과 성장
김남구는 2004년 동원금융지주를 맡아 동원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동원그룹은 동생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물려받았다.
그 뒤 자회사였던 동원증권보다 덩치가 컸던 한국투자증권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인수에 성공한 뒤 합병하는 과정에서 동원금융지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통합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베트남펀드를 내놓은 데 이어 유전펀드와 철강펀드 등 새 상품을 내놓고 자기자본 투자와 부동산금융, 기업공개 등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며 투자 전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새 성장모델을 찾아내 키워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은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증권업과 자산운용업, 선물업, 종금업, 신탁업 등 5개 업종의 겸영을 허용하는 제도다.
5개 업종을 하나의 업종으로 통합해 미국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같은 투자금융(IB)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됐다.
다른 증권사보다 한발 앞서 준비했던 만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은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으로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해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03년 매출 4808억 원에서 2019년 매출 10조 원대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도 적자 307억 원에서 흑자 9417억 원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