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2020년 1분기 순이익 증가
메리츠화재는 2020년 1분기에 별도기준 영업이익 1517억 원, 순이익 1076억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보다 각각 67.9%, 63.6% 증가했다.
매출(원수보험료)은 16.6% 늘어난 2조22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원수보험료(보험료 납입액)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비용을 효율화해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줄고 차량 이동량이 감소함에 따라 보험금 청구가 줄어들고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보험 강화
김용범은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이후 일반보험(기업보험)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업보험의 핵심은 일반손해보험이다. 일반손해보험은 화재·해상·배상책임 등 가계의 일상생활이나 기업 활동과 관련된 위험을 보장한다.
김용범은 2020년 들어 3부문, 7본부, 23개 영업부로 구성된 기업보험 총괄조직을 3본부체제로 개편하고 임원 직급을 한 단계씩 낮췄다.
3개 부문은 3개 본부로, 기존 본부조직의 23개 소팀제 영업부는 10개의 대팀제 영업부로 바꿨다. 부문-본부-영업부로 구성된 3층 조직에서 중간 단계를 축소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조직개편과 함께 투자은행(IB)에서 핵심 인재를 영입했다.
대표적 인물로 2019년 11월 기업보험 총괄사장을 맡은 최석윤 사장이 꼽힌다. 최 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글로벌 IB 전문가로 여겨진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최대 보험중개회사인 마쉬코리아 출신 구경태 전무, JP모건·바클레이스캐피털 등에서 근무한 송재호 전무 등도 영입했다.
△장기인보험에서 삼성화재와 경쟁
김용범은 2019년 전속설계사를 비롯해 법인보험대리점(GA), 텔레마케팅(TM) 등 각 채널 영업조직을 확대하며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삼성화재와 경쟁을 벌였다.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는 2020년 1분기 기준 2만6286명으로 국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계를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큰 삼성생명보다도 많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전속설계사는 각각 2만4614명, 2만803명이다.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 수는 2019년 2분기에 삼성화재의 전속설계사 수를 넘었다.
메리츠화재는 2019년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고강도 시책과 함께 상품 인수기준을 완화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에 메리츠화재가 2019년 거둔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695억 원가량으로 2017년 776억여 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장기인보험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격차를 약 42억 원까지 좁혔다. 삼성화재의 2019년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737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장기인보험에 ‘선택과 집중’ 전략 펼쳐 성과
김용범은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에서 손을 떼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해 높은 성과를 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시장 점유율은 10% 중후반대에 머무르다 2018년 말 21%대에 오른 뒤 2019년 21.8%까지 높아졌다.
대부분의 손해보험회사가 적자가 나더라도 자동차보험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인상률을 최소화한 선택한 반면 김용범은 과감히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을 내려놓고 장기인보험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은 2014년 말 5.2%에서 2018년 말 4.3%로 떨어졌다. 2019년 1월 자동차보험료를 4.4% 인상한 뒤 시장 점유율은 4%까지 낮아졌으며 2020년 1분기 3.8%로 집계됐다.
2019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1.4%로 적정 손해율(70~80%)를 훨씬 웃돌아 손해보험회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을 낮춘 만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기업문화 파격적으로 바꿔
김용범은 2018년 메리츠화재 기업문화의 새 캐치프레이즈를 ‘위 아래 모두 리더’로 결정하고 임직원 모두가 리더로서 생각하고 활동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집중할 뜻을 보였다.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연차를 쓸 때 필요한 부서장의 승인절차를 없애는 등 그동안의 성과주의 드라이브에 따른 임직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2019년 들어서는 메리츠화재의 직급체제도 없앴다. 직급체제에 따른 수직적 조직문화가 업무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서장 이상 직급을 보유하고 있던 직원들만 ‘리더’로 부르고 모든 임직원의 호칭은 ‘(이름)님’으로 변경됐으며 대외적으로 직급이 필요한 상황을 감안해 명함에만 직급을 기재했다.
김용범은 안식월제도, 파워포인트 사용금지 등도 도입했다.
안식월제도는 메리츠화재 임직원들이 근속연수 5년을 채울 때마다 최장 1달 동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임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것이 업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김용범은 불필요한 문서 작성을 줄이기 위해 파워포인트의 사용도 금지했다. 회의시간이 30분을 넘지 않도록 모든 회의실에 알림시계를 설치하기도 했다.
△부회장 승진과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연임
김용범은 메리츠화재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아 2017년 12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와 함께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은 오너가 있는 그룹에서 사실상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로 꼽히는데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김용범에게 강한 신뢰를 보여준 셈이다.
당시 메리츠금융지주도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 보상 원칙에 따라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고 지속적이고 안정적 성장을 위한 주요 경영지표의 개선에 기여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용범은 2018년 3월 메리츠화재 주주총회에서도 대표이사 연임이 확정되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의 핵심 임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김용범이 부회장에 오른 2018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40%가량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메리츠화재 2017년 역대급 실적 이끌어
김용범은 2015년 2월 메리츠화재 사장으로 취임해 2018년 3월 첫 임기를 마쳤다. 그동안 메리츠화재는 매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메리츠화재는 2014년에 연결기준 순이익 1148억 원을 내는 데 머물렀지만 2015년 1690억 원, 2016년 2372억 원, 2017년 3846억 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김용범이 메리츠화재의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공격적으로 영업한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 보험 매출의 절반 이상을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법인보험대리점은 제휴를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파는 영업점을 말한다.
김용범은 구조조정으로 절감한 비용으로 법인보험대리점에 주는 수수료를 대폭 늘리고 업계 최초로 법인보험대리점의 판매량에 연계한 성과급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설계사 없이 보험상품에 바로 가입하는 다이렉트채널도 강화했다. 2016년 캐릭터 ‘온디’ 마케팅을 시작했고 2017년 3월에 다이렉트 채널 전용 멤버십을 내놓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에 온라인 다이렉트채널인 사이버마케팅(CM)채널에서 원수보험료 827억 원을 냈는데 2016년 561억 원에서 47.2% 증가했다.
다만 2017년 최대 순이익을 낸 뒤 2018년에는 보장성보험 매출이 늘어나면서 추가상각 등 회계적으로 사업비가 증가해 순이익이 2347억 원으로 줄었다.
2019년에는 장기인보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이 3012억 원으로 늘었다.
△메리츠화재 구조조정
2015년 1월 메리츠화재 대표로 내정된 김용범은 취임 후 더 이상의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 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는 비용 효율화 경영의 일환으로 원하는 임직원에게만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전체 직원의 15% 이상이 희망퇴직했다.
김용범이 메리츠화재 사장으로 취임한 뒤 감축된 인원은 600여 명에 이른다. 지역본부-지역단-영업점이었던 조직체제도 지역본부-영업점으로 바뀌었고 사업가형 본부장체제도 도입했다. 개별 본부의 본부장이 개인사업가로서 일하는 방식이다.
2016년 6월 초대형 거점점포체제를 도입하고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때 메리츠화재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일각에서 메리츠화재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김용범은 기자들에게 “비용 절감만 생각한 조치가 아니다”며 “영업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수당 수수료율을 높였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의 취임 첫 해인 2015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순이익 1713억 원을 냈다. 그 뒤에도 순이익 증가세가 매년 이어져 구조조정전략의 효과를 봤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메리츠화재가 구조조정의 여파로 더욱 많은 민원을 받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10.84건을 받았는데 이는 국내 손해보험사들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김용범은 메리츠금융그룹의 금융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만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범은 조정호 회장이 고액연봉 논란으로 물러났다가 경영에 복귀한 2014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 등기이사로 함께 등재되면서 지주 대표이사 사장과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겸임하게 됐다.
김용범은 2015년 2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지주회사 대표 자리를 계속 겸직했다.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증가세를 2년 연속으로 유지하면서 지주회사 대표로서도 성과를 냈다.
김용범은 2017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김용범의 대표이사 재선임을 두고 “주요 계열사인 증권과 화재 대표를 역임하면서 탁월한 성과를 끌어내고 그룹에서 요구하는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 등을 고루 갖춘 것으로 판단돼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김용범은 2020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돼 2023년 3월까지 세 번째 임기를 맞았다.
| ▲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 번째)이 2015년 6월28일 서울시 강남구 메리츠화재 본사에서 열린 '메리츠아츠봉사단'의 발대식에서 공모전 1등을 차지한 중앙대 동아리 '틀만들기' 구성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
△메리츠종금증권 실적 호조
김용범은 메리츠종금증권에 합류하기 전부터 증권가 유명인사였다. CSFB증권에서 외환 채권 파생상품 등을 연계한 차익거래기법을 개발해 34세에 CSFB증권 최연소 이사로 승진한 바 있다.
이후 김용범은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영입된 뒤 2012년 5월 메리츠종금증권
최희문과 각자대표를 함께 맡아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김용범은 지점 영업과 관리를 맡았고 최희문은 지점 영업을 제외한 투자금융(IB) 등의 영업조직을 전담했다.
김용범은 대한생명에서 일하던 시절 뱅커스트러스트에서 일하던 최희문과 고객 대 운용역으로 처음 만났다. 그 뒤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함께 일했고 2005년 삼성증권에서도 전무와 상무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서로의 업무 성향을 잘 아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이 취임한 뒤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적 성장세를 지속했다. 영업수익은 2012회계연도 기준 2775억 원에서 2014년 4112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익지표인 자기자본 이익률(ROE)도 2012회계연도 8.8%에서 2014년 15.2%로 늘었다.
김용범과 최희문 대표가 종금업 라이선스를 적극 활용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발굴한 데 힘입은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이 기간에 영업점 수를 줄이고 초대형 거점점포체제를 구축한 것은 김용범이 주도한 작업으로 꼽힌다.
△메리츠종금증권 구조조정
김용범은 2012년 7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에 오른 뒤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12개 지점 통폐합을 실시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측은 지점 통폐합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닌 거점점포 대형화를 통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금융노조는 일부 임직원만이 참석한 밀실회의에서 지점 통폐합과 관련된 모든 것이 결정됐다며 일방적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했다.
2014년 3월 메리츠종금증권은 다시 조직개편에 나섰다. 기존 수도권 11개를 비롯해 대구 3개, 대전과 청주, 경주, 창원, 부산 각 1개 지점 등 전국 19개 메리츠종금증권 점포를 수도권 3개와 대구와 부산 각 1개 지점 등 5개 지점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리츠종금증권 노조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김용범 등 임원들에게 반대의사를 전달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노조가 공개한 노사 단체협상안에는 회사가 휴폐업과 분할, 합병, 양도, 조직 개편, 업종 전환 등 조합원의 신분에 변화를 불러오면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가 거점점포화 전략을 발표하기 전에 단 한번도 노조와 대화를 한 적이 없다며 단체협약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메리츠종금증권 측은 고용승계를 할 것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아닌 인사이동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연이은 구조조정 논란 속에서도 등기이사와 직원 사이 임금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2013년 말보다 2014년 1분기에 메리츠종금증권은 9.5배에서 24.7배로 임금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은 당시 6억9천만 원의 성과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