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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한국영화 후원자 이미경, CJ 이재현과 기생충 쾌거 나누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  2020-02-10 14: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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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미국 현지시간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이후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영화 ‘기생충’의 쾌거를 이뤄낸 숨은 조역에서 화려한 주역으로 당당히 섰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수많은 난관을 뚫고 한국영화의 글로벌 도전을 이끌어 한국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을 움켜쥐며 한국영화의 의미있는 첫 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10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본상부문에 진출해 4개 부문을 석권하는 쾌거를 달성하면서 묵묵히 뒤에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이 부회장도 수상소감을 밝히며 기쁨을 함께 했다.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최우수 작품상을 받으며 미국 아카데미 입성과 동시에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책임프로듀서(CP)로 시상식 무대에 올라 “기생충을 후원해주고 기생충을 함께 해주고 사랑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내 남동생(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도 감사하다”며 “한국영화를 보러 가주시는 분들 모두가 영화를 지원해준 분들이다”고 감격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문화계 블랙리스트사건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해 칸영화제와 올해 1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시상식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처음이다.

그동안 기생충 흥행가도의 감격을 느낄 틈도 없이 홍보 일정 등을 소화하느라 바빴다. 누구보다 공을 들였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던 만큼 5년 동안의 공백을 깨고 공식석상에서 소감을 밝히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부회장은 사실상 영화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25년 동안 CJ그룹의 영화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한국영화의 글로벌 도전을 이끌어왔다.

1995년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와 아시아 배급권을 따내며 영화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시작한 뒤 1998년 국내 첫 멀티플렉스극장인 CGV를 세웠으며 2000년부터는 영화 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적자를 보면서도 꾸준히 국내 영화산업은 물론 국내 영화의 해외진출을 위한 문을 꾸준히 두들겨왔다.

해외영화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의 ‘이변’으로 불리는 이번 기생충의 성공신화 뒤에도 이 부회장이 있었다.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수상을 위한 사전 홍보작업인 ‘오스카 캠페인’에 CJ그룹이 지금까지 들인 돈만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상은 출품·초청된 작품을 심사로 수상을 결정하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세계 8천여 명에 이르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단순히 작품성뿐 아니라 이 회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선 예산, 인력, 영화계 네트워크, 프로모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한다.

이를 위해 CJ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아카데미를 겨냥해 각국 영화제에 기생충을 출품하고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 및 토크쇼 출연, 리셉션 등 다양한 스케줄을 기획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 제작 과정뿐 아니라 그가 지닌 글로벌 인맥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기생충의 글로벌 배급 및 유통을 지원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는 등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과 CJ그룹의 이런 노력으로 배우는 물론 자본과 언어까지 할리우드와 무관한 아카데미 첫 수상작으로 기생충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CJENM의 슬로건처럼 이 부회장의 노력 끝에 한국영화는 단순한 문화를 넘어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등 유럽영화제가 작품성, 예술성에 초점을 두지만 미국 아카데미상은 대중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번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은 기생충이 작품성만 좋은 영화가 아니라 대중성도 충분하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9일 기준으로 기생충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547만 달러(420억 원)을 벌어들이며 역대 비영어 영화 북미 흥행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수입은 1억6536만2304달러(1967억 원)다.

기생충의 제작비는 13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기생충은 미국, 프랑스, 스위스, 호주, 일본 등 해외 25개국에 개봉한 데 이어 올해 인도, 영국, 노르웨이, 등에서도 개봉할 예정이어서 전체 글로벌 수입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국 아카데미 수상으로 한국영화를 향한 해외 관객들의 관심이 높아져 앞으로 수출, 배급, 합작 등 산업적 측면에서도 유리한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막의 방벽을 1cm 뛰어 넘으면 훨신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높아보이기만 했던 1cm의 방벽을 낮추는 데 25년 동안 온힘을 다해온 이 부회장의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영화의 보편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물꼬가 터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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