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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공공기관으로 직무급제 점차 확산, 양대 노총 반발 해소가 열쇠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20-01-27 15: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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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직무급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직무급제는 근속연수나 직급과 관계없이 업무 책임과 강도, 난이도에 따라 급여를 차등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존 호봉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은 움직임이지만 노동단체의 반발 해소는 선결과제로 꼽힌다. 
 
대형 공공기관으로  직무급제 점차 확산, 양대 노총 반발 해소가 열쇠
▲ 2019년 11월27일 서울시청 옆 무교로에서 열린 '서울지역공무직지부 전조합원 임·단협 교육'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직무급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직무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공공기관이 소규모 중심에서 직원 수 1천 명 이상의 대형 공기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노사는 2020년 들어 직무급제 도입에 연달아 합의했다. 

세 회사 임직원 수를 보면 한국수력원자력 1만2585명, 한국동서발전 2576명,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1253명 순이다. 

2019년 직무급제 도입을 결정한 공공기관 5곳(석유관리원, 새만금개발공사, 산림복지진흥원, 재정정보원)이 모두 직원 수 1천 명 이하인 것과 비교된다. 

공공기관 대다수는 근속연수를 급여 기준으로 삼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호봉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직무급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봉제는 오래 일할수록 급여가 늘어나는 만큼 간부와 일반직원의 임금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자 개인의 성과와 직무 숙련도, 난이도 등이 반영되지 않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고용불안·고령화 기조와 맞물리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키워 청년 신규채용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현행 호봉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는 공공기관 노조도 대체로 뜻을 같이한다. 2019년 11월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의 의제에도 보수체계 개편이 들어갔다.

직무급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성과연봉제보다 객관성을 비교적 담보하기 쉬운 장점도 있다. 성과연봉제처럼 해마다 성과평가를 하지 않는 만큼 공정성 시비가 덜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중심으로 직무급제 도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직무급제를 적용하면 노동자의 직무 성과에 따른 보상이 쉽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이 직무급제를 도입하면 2020년 경영평가에 가점을 주기로 했다.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도 직무급제 선도기관에 주는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19년 국정감사 답변에서 “직무급제는 가야 할 방향이고 노력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진행하면서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가 중심이 되어 민간기업에도 직무급제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는 모범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직무급제의 도입을 더욱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공공기관을 통해 직무급제 도입을 이끌려 한다면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다. 

현재 전체 공공기관 339곳 가운데 8곳만 직무급제 적용을 결정했다. 도입을 검토하거나 검토에 필요한 직무분석 평가를 진행 중인 기관들은 더욱 많지만 도입 여부는 불확실하다. 

공공기관 노조들의 상위단체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직무급제의 빠른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민주노총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의 상위단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21일 당선 직후 “직무급제 도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13일 성명에서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협의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 협상해야 한다”며 “정부가 민주노총 등과 일절 협의 없이 개편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정부 안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5일 산하 위원장과 공익위원 간담회에서 노사대화의 필요성을 들어 “기업은 준비가 아직 안됐고 노동계도 직무급제 트라우마가 있다”고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노동계 관계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고려하면 직무급제 도입 자체는 의미 있는 논의사항”이라면서도 “실제 도입 합의는 물론 직무평가 등의 과정 전반을 노사가 함께 추진해야 노조에서도 믿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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