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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 쉽지 않아, 코트라도 변형된 호봉제 그쳐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  2020-01-21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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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직무급제를 도입했지만 변형된 호봉제에 지나지 않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말들이 나온다.

정부는 근속연수보다 일의 내용과 책임 등을 중요하게 판단하는 직무급제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 본래 의도대로 시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21일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르라는 올해부터 직무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사실상 변형된 호봉제에 불과하며 처음 정부가 의도했던 직무 중심으로 연봉을 다르게 책정하는 직무급제가 정착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직무급제란 업무 성격, 난이도, 책임 정도에 따라 급여를 달리하는 임금체계다.

호봉제는 연차가 올라가면 자연히 보수가 상승하는 연공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도입한 직무급제는 기존의 호봉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로 달라지는 점은 ‘경영평가 성과급’에 따른 임금 인상분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트라가 도입한 직무급제는 호봉제의 연장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존의 임금테이블과 호봉제를 그대로 가져오고 기존 임직원에게 지급한 ‘경영평가 성과급’의 인상분을 늘리는 식으로 변형됐기 때문이다. 

코트라가 도입하는 직무급제를 살펴보면 일반직원은 동일 역할등급에서 승급 단계를 기존의 40단계에서 16단계로 축소해 연공성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기존의 호봉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역할등급에 따라 성과연봉의 차등 폭을 1.1∼1.3배로 조정하고 높은 역할등급일수록 성과급 차등을 늘렸다. 간부 직원은 기존의 성과연봉제를 유지하되 직무급 비중을 3.5%에서 17%로 확대했다. 

행정직은 호봉 단계를 40단계에서 32단계로 줄였고 무기계약직은 직무 가치와 숙련도를 반영한 6등급-6단계의 승급형 직무급과 직책 수당을 새로 도입했다. 

이런 체계에서는 호봉을 받는 직원은 기존 연봉은 유지한 채 성과급이 늘어나게 되는 셈으로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에서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면 기존의 호봉제가 지닌 고령화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일의 내용과 능력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입직형태, 근속기간이 중요했던 호봉제에서 발생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이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에 앞서 정부는 13일 민간에 제공하기 위한 직무중심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인 ‘직무중심 인사관리 따라잡기’를 발표했다. 이는 공공기관의 임금체계를 직무급제로 바꾸는 지침으로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발표한 것이다.  

지금까지 직무급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석유관리원(2019년 7월), 새만금개발공사(2019년 8월), 산림복지진흥원(2019년 12월), 재정정보원(2019년 12월) 등으로 규모가 작은 곳이거나 신생 공공기관이 대부분이었는데 직원 1천 명이 넘는 코트라가 처음 직무급제를 도입하면서 공공기관에서 직무급제가 확산한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정부가 당초 의도한대로 실질적 직무급제가 정착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도입되는 직무급제도 변형된 호봉제에 불과하고 실제 검토하고 있는 공공기관 비중도 적다. 

직무를 고위직과 하위직으로 나누는 문제나 총임금을 삭감하는 것과 관련한 노조의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 10여 곳이 직무급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공공기관 수가 2019년 기준 339곳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비중이 높지 않다. 

또 직무급제 도입은 연차가 높은 직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사실상 이들의 연봉이 크게 깎이지 않게 설계하고 있어 도입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사실상 호봉제로 돌아가는 효과를 낳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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