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기자의 눈

삼성전자 또 애플 디자인 베끼기 논란, 선도자 자부심에 큰 상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1-08 13:32:08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삼성전자 또 애플 디자인 베끼기 논란, 선도자 자부심에 큰 상처
▲ 삼성전자가 CES2020에서 소개한 '삼성패스' 아이콘(위쪽)과 애플 '터치ID' 및 '페이스ID' 아이콘.
기업이 글로벌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독창성과 창의성을 갖춰야 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시대의 문을 열었다. 테슬라는 전기차가 실제로 도로에서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구글은 검색창 하나로 세계를 이끄는 IT 기업이 됐다.

국내에서도 LG전자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로 새로운 생활가전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어떤가? 누구나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독창성과 창의성이라는 점에서는 미흡하다는 말을 듣는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더 큰 성과를 내곤 했지만 늘 세상을 뒤흔들 '한 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기도 했던 이원재 LAB2050 대표는 '2020년 창조의 시대 신 생존법'이라는 부제를 단 저서 ‘한국경제 하이에나를 죽여라’에서 한국 재벌기업의 상황을 '하이에나'로 묘사했다.

그는 “하이에나가 지닌 기술은 남의 먹잇감을 가로채거나 남이 먹다 남은 것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것뿐”이라며 하이에나와 같은 습성을 버리고 창조성을 획득해야만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다고 봤다.

물론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하이에나’ 같은 추격자의 위치를 벗어나 선도자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고 상당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 출시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는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 이후 최고의 '폼팩터' 상품으로 호평받고 있다. 품질 관련 논란이 있었지만 아무도 갤럭시폴드의 혁신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최근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도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에 이어 세상을 놀라게 할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지구적'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애플리케이션(앱) '삼성패스'의 일부 아이콘이 애플 디자인을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삼성전자의 혁신 노력은 빛이 바랬다.

이 논란은 언론들이 생체인식 기술을 표현한 얼굴 모양 아이콘과 지문 모양 아이콘이 애플 보안기술 ‘터치ID’와 ‘페이스ID’의 아이콘과 흡사하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아이콘 한두 개가 삼성전자의 제품이나 기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이콘의 디자인에 소홀했던 결과 여전히 애플을 따라가는 위치에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준 셈이 됐다.

IT매체 WCCF테크는 이번 디자인 관련 의혹을 두고 “오래된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가 애플 스마트폰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아 2011년부터 7년 동안 특허침해 소송전을 벌인 점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너무나 뼈아픈 대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이탈 늘어난다, 원인은 ‘역피라미드 구조와 경직된 기업문화’ 김바램 기자
'틱톡 강제매각'이 메타와 구글에 반사이익 전망, 광고매출 최대 절반 뺏는다 김용원 기자
애플도 엔비디아 의존 피한다, 구글 MS 뒤따라 자체 AI 서버용 반도체 설계 김용원 기자
뉴진스 컴백 1달 앞두고 하이브-어도어 삐거덕, 민희진 '이별 결심' 대가는 장은파 기자
토스 간편결제 확장 ‘삐끗’, 내년 IPO 겨냥하는 이승건 수익성 고민 깊어진다 박혜린 기자
롯데월드타워·몰 '포켓몬타운'으로 변신, '피카츄 아트벌룬'에 '퍼레이드'까지 남희헌 기자
‘새 출발 첫 성적표’ 내는 백화점3사 CEO, 현대백화점 정지영 '판정승' 예고 남희헌 기자
SK온 수석부회장 최재원 '캐즘 극복' 주문, “대여섯 마리 토끼 동시에 잡아야" 류근영 기자
민테크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 1529대 1, 증거금 6조 넘게 몰리며 흥행 조혜경 기자
HD현대중공업 필리조선소와 함정 유지보수 협약 체결, 미국 방산 공략 김호현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