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14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교회에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QE 탑재 배터리, 설계 문제는 없어”
2024년 8월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전기차 차종의 배터리에 대해 벤츠 본사의 책임 임원이 패키징 등 설계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책임에 대해 회피하는 듯한 입장발표에 관련 사고 피해자들은 동요했다.
벤츠 배터리 개발 총괄인 우베 켈러 박사는 2024년 10월21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운터튀르크하임의 벤츠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벤츠는 표준 디자인에 기초해 배터리를 설계하고 있다”며 “설계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벤츠 EQE 차주 등은 같은달 10월 초 벤츠 본사와 벤츠코리아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EQE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배터리가 과열한 뒤 급속히 연쇄 폭발하는 현상) 위험이 큰데도 벤츠가 이를 예방할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켈러 박사는 “분명 다른 배터리 시스템과 똑같이 (EQE 차량의) 시스템에도 열폭주 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취한 바 있다”며 “배터리 설계 자체의 이슈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해당 화재 사고가 ‘외부 충격에 따른 배터리 셀 손상일 개연성이 있다’는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에 대해선 아직 공식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벤츠는 모든 차량에 대해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배터리가 견딜 수 있는 외력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러 박사는 이번 사고에서 불이 난 차량의 파라시스 배터리가 모듈 간 간격이 지나치게 좁은 등 화재 위험에 취약한 구조로 보인다는 지적에는 “제조될 당시 기준으로는 가장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 표준에 준해 생산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인터뷰에 동행한 벤츠 파워트레인 구매·공급사 품질 총괄 카르스텐 브레크너 박사는 “모든 배터리 공급사는 동일한 품질 검사와 분석을 거쳐 선정되고, 이후에도 예외 없이 제품 검사나 공장 실사 등을 통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 전 파라시스를 공급사로 선정했을 당시에도 높은 품질 기준을 적용했다”며 “물론 파라시스(2023년 매출 기준 글로벌 업계 10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다른 회사들보다 작지만, 많이 발전해 왔고 품질도 끊임없이 점검해 왔다”고 덧붙였다.
브레크너 박사는 ‘한국에 들어오는 벤츠 전기차에 파라시스나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기조가 이어지는가’라는 질문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벤츠 EQS, EQE 등 상위 클래스 전기차의 전용 플랫폼 ‘EVA2’의 셀 공급업체에는 두 회사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벤츠는 현재 차세대 상위 클래스 전기차의 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플랫폼에 맞춰 공급업체 선정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다”며 공급사가 추후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브레크너 박사는 한국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과의 협력 확대에 대해 “3개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등에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모두 글로벌한 입지가 있어 굉장히 훌륭한 파트너”라며 “특히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혜택을 받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벤츠의 전략과 관련, 켈러 박사는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또 화재 위험이 적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회사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켈러 박사는 벤츠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인 한국의 셀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인 ’팩토리얼 에너지‘가 한국에 설립한 자회사에서 셀을 공급받고 있다고도 했다.
켈러 박사는 “전고체 배터리가 처음 도입되는 시점은 2020년대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은 전고체 배터리를 바로 도입하기보다는 중간 형태의 반고체 배터리를 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동행한 마티아스 바이틀은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해 벤츠도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벤츠가 지향하는 목표는 우리 제품을 운전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벤츠 EQE 차주들 집단소송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 전기차 모델인 벤츠 EQE 차주 등 24명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같은해 10월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조사인 벤츠 독일 본사와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원고당 1천만 원으로 일부 청구한 뒤 벤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허위 광고 조사 결과 발표 후 전액으로 확대하겠단 입장도 내놨다.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EQE 모델 대부분에는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벤츠 측은 파라시스가 아닌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실린 것처럼 속였다는 게 소송인단의 주장이었다.
하종선 변호사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부사장이 2022년 국내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EQE에 CATL이 장착된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이는 전기차 구입 거래의 중요한 사항에 대한 허위 고지”라고 주장했다.
하종선 변호사는 “이런 허위 광고에 따라 각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 팩을 교환하는 데 드는 7천만 원”이라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과 사기 및 착오에 의한 매매·리스계약 취소를 청구했다.
아울러 벤츠 본사가 파라시스 배터리의 결함을 알고도 결함을 은폐했다며 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파라시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 위험이 큰 데도 벤츠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 제작자가 결함을 은폐해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하 변호사는 “벤츠가 이런 결함을 알고 있었거나 최소한 인천 주차장 화재를 계기로 이를 확실히 알게 되고도 리콜을 실시하지 않아 결함을 은폐했다”며 “각 배터리 팩 교체 비용(7천만 원)의 5배인 3억5천만 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에 참여한 한 차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을 생각해 전기차를 탄 것인데 인천 화재 사고 이후로는 굉장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자다가도 몇 번이나 깨고 요새는 다른 차량이나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주차한다”며 “벤츠 코리아의 사과와 리콜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14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교회에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딜러들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CATL’로 교육 의혹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딜러들에게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교육한 정황이 발견됐다.
연합뉴스는 2024년 10월7일 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사 교육용 내부 자료 ‘2023 EQ 세일즈 플레이북’(EQ Sales Playbook)를 인용해 벤츠코리아가 딜러들에게 소비자를 응대할 때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설명할 것’을 지침으로 줬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자료에는 소비자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에 대비한 상담 시나리오가 제시돼 있다. 열거된 답변 예시에서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오직 CATL만을 언급했다.
‘CATL은 중국 회사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배터리 완제품의 구성품 중 하나인 얇은 배터리 셀만 CATL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배터리 완제품 생산은 독일 본사에서 진행한다’ 등이 예시 답변에 포함됐다.
또 벤츠코리아는 딜러들에게 배터리 제조사가 CATL이라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짚었다.
벤츠코리아는 CATL이 업계 최고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보유했으며, 스펙과 경쟁 입찰을 통해 배터리 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낮은 품질과 저렴한 상품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오해할 수 있으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CATL은 독일, 헝가리, 미국 등 생산 공장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있어 독일 현지 공장에서 제공받는 것을 우선순위 원칙으로 두고 있다”고 했다.
해당 자료에서 벤츠코리아는 배터리 셀 제조사로 CATL만 언급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는 총 8개 차종이며, 이중 EQE와 EQS 일부 트림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적용됐다.
벤츠코리아 측은 해당 자료에 대해 “딜러사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했다”며 “특정 모델에 국한하지 않고 벤츠 전기차 전반을 아우르는 자료로, 시장·차량·기술·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제작된 문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업체가 유일한 배터리 셀 공급사라는 취지로 언급된 바 없으며, 특정 모델에 특정 배터리 셀이 장착됐다고도 설명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벤츠는 글로벌 파트너사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지만, 배터리 팩·모듈은 100% 자회사인 ‘도이치 아큐모티브’에서 생산한다고도 강조했다.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벤츠 전기차 차주들로 구성된 ‘벤츠 EQ 파라시스 기만 판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파라시스 비대위)는 2024년 9월 벤츠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내 공식 딜러 직원을 대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교육했는지, 이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보상 및 대응 계획이 있는지 등을 질의했다.
벤츠코리아는 답변서를 통해 “요청한 정보에 관해 아직 경찰의 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당국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객 기망 의도 의혹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4년 10월7일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의 부정확한 정보를 알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객을 기망하려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바이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출석, 벤츠가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알렸다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은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다만 벤츠의 전기차 8종 가운데 EQE와 EQS 일부 트림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탑재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했다.
바이틀은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CATL도 EQE에 사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그에 대해 스타진스키 부사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며 “CATL 배터리만이 EQE 모델에 사용된다는 답변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소영 의원은 2024년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EQE 전기차 화재로 인해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했고 국내 전기차 보급 정책이 큰 위기를 맞았다고 짚었다.
바이틀은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향후 전기차 차주를 대상으로 한 보상 계획을 묻자 바이틀은 화재의 근본 원인이 선제적으로 밝혀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바이틀은 “청라 주민들에게 지원을 약속한 45억 원은 보상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며 “현재 (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고 상황이 명확해지는 대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같은당 손명수 의원은 벤츠가 승차감을 위해 최저지상고를 낮게 설계, 하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데도 높은 수리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한 EQE 차량에 발생한 3㎜ 깊이의 하부 스크레치에 7천만 원 상당의 수리 비용을 청구한 점을 예로 들었다.
바이틀은 “기술적 특성상 제대로 된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벤츠 엔지니어는 승객 및 운전자들의 안전과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14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교회에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용우 의원실> |
△벤츠 차주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기망…CATL로 알고 샀다”
메르세데스-벤츠 차주들이 ‘벤츠코리아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허위로 홍보했다’고 주장하며 벤츠코리아를 비판했다.
벤츠 전기차 차주들로 구성된 ‘벤츠 EQ 파라시스 기만 판매 비상대책위원회’는 2024년 9월27일 벤츠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집회를 열고 “허위 정보를 알려 이익을 얻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 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린 점을 문제 삼았다.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국내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차주들은 “벤츠는 (기사에 대해) 어떤 수정조치도 하지 않았으며 딜러도 이에 근거해 홍보하고 판매했다”며 “조직적인 기망 판매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했다. 2024년 9월10일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인천 전기차 화재’ 아파트·벤츠코리아 압수수색
경찰이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 등지를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인천경찰청은 2024년 9월10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벤츠코리아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18명을 투입해 소방 시설 관리·점검 자료와 소방 계획서, 벤츠 전기차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전기차에서 불이 난 직후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피해가 확산했다고 보고 소방 안전관리 실태와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했다.
앞서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야간근무자 A씨와 소방 안전관리책임자 B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앞서 2024년 8월1일 청라 아파트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입주민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번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당시 야간근무자인 A씨는 소방 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소방본부 특별사법경찰에도 입건됐다.
A씨는 불이 난 직후 ‘솔레노이드 밸브’와 연동된 정지 버튼을 눌러 스프링클러 작동을 멈추게 한 혐의를 받았다.
현행법상 소방 시설을 불법으로 폐쇄하거나 차단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A 씨를 포함한 야간근무자 2명과 책임자 1명을 입건했다”며 “압수물을 면밀히 분석해 화재 원인 등을 수사하겠다”라고 말했다.
| ▲ 2024년 10월21일(현지시간)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운터튀르크하임의 벤츠 본사에서 우베 켈러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배터리 개발 총괄(왼쪽)과 카르스텐 브레크너 벤츠 파워트레인 구매·공급사 품질 총괄이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
△배터리 허위 광고 의혹제기, 공정위 벤츠 현장 조사
벤츠가 전기차에 장착한 배터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2024년 9월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서울 중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전기차 판매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차량과 관련해 표시광고법 여부를 조사했다.
정차 중 불이 난 벤츠의 전기차 EQE는 ‘300 트림’(세부 모델)에만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고, 나머지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벤츠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모든 모델에 CATL의 배터리를 장착한 것처럼 광고하면서 전기차를 팔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벤츠 차주들, 소비자원에 구제신청
메르세데스-벤츠 차주들이 ‘벤츠코리아가 잘못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알렸다’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했다.
2024년 9월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벤츠 차주들이 제출한 피해 구제신청과 관련해 사실관계 검토에 들어갔다.
차주들은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 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린 점을 문제 삼았다.
일부 차주들은 앞서 한달여전 발생한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고 나서야 배터리 제조사가 잘못 알려졌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됐고, 이후 일부 EQE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차주들은 특히 앞서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 일부 차주들은 차량 구매 당시 딜러로부터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벤츠코리아가 ‘CATL 배터리 탑재’를 명시적으로 보증했는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자들에 E클래스 최대 1년 무상대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사 전기차 화재 피해자들에게 신형 E클래스 세단을 최대 1년간 무상 대여키로 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2024년 8월29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이 같은 지원 방침을 공지했다.
앞서 8월1일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로 차량이 전손 처리된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가구당 1대를 제공키로 했다.
제공 차량은 2024년식 벤츠 E200이며 ‘인도일로부터 1년’ 또는 ‘주행거리 3만㎞’ 중 먼저 도래하는 기간·거리를 한도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9월4일 오후 6시까지 입주민의 신청을 받은 뒤 차량을 인도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전손 피해를 본 차량은 70여 대로 추산됐다.
이번 지원은 벤츠코리아가 2024년 8월9일 인도적 차원에서 인천 화재 피해 주민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힌 45억 원과는 별개다. 기부금은 사고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에 사용됐다.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 벤츠코리아 사장에 ‘분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가 전기차 화재 발생 2주 만에 피해 주민들을 만나 추가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4년 8월14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모 교회에서 피해 주민 150여 명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추가로 인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더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에 45억 원을 인도적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도 “주민들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주민들은 앞서 벤츠코리아가 인도적 차원에서 45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산정 근거를 알 수 없는 데다 피해 복구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민은 “벤츠 한대로 1581세대의 일상이 망가졌고 계속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장은) 꼭 망가진 현장에 가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간담회는 3시간여 이어졌지만 피해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사그들지 않았다.
간담회를 주선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민들의 불만 지점은 벤츠코리아의 무책임한 태도”라며 “화재 이후 즉각 주민을 만나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뒤늦게서야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벤츠 차량 배터리가 있는 차량 하부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1분 후 폭발이 난 것”이라며 “정상적인 주차 상태였다는 점에서 제조물 책임법상 차량 결함이 원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츠코리아가 지원한다는 45억 원은 전체 피해 수준을 봤을 때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2023년 벤츠코리아의 한국 매출이 8조 원, 영업이익은 2천억 원대를 훨씬 넘는데 벤츠는 이에 걸맞지 않은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화재는 2024년 8월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됐다.
이 불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또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정전과 단수가 이어졌다.
△정부, 국내 시판 모든 전기차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공개 권고
정부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파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4년 8월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같은달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와 관련해 배터리 생산업체 등의 정보를 전기차 제조업체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에 나선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관련 정보는 업계에서 통상 ‘영업 비밀’로 취급됐고, 배터리 제조사 등의 정보도 그동안 소비자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탄 전기차에 애초 알려진 것과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기차 소유주들의 불안이 확산했고, 배터리 제조사를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현대자동차가 먼저 자사 전기차 13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기아와 벤츠 등도 잇달아 배터리 제조사를 오픈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에서 전기차 영업을 하는 모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판매한 전기차에 대해 특별 무상점검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현대차·기아와 벤츠가 전기차 무상점검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의 소방 시설 긴급 점검도 추진하기로 했다.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이후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같은날 서울에서 국내 자동차 제작사·수입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와 전기차 특별 안전 점검 계획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소비자가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게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을 통해 제작사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2024년 8월 당시 국내에서 전기차를 운행·판매 중인 주요 업체는 모두 14개 사였으며 국내 5개 사, 수입사 9개였다.
△전기차 8종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24년 8월13일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가 공개된 벤츠 전기차는 모두 8개 차종이었다.
공개된 바 에 따르면 불이 난 전기 세단 EQE의 경우 300 트림에만 중국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에는 화재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최상위 전기 세단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S의 나머지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다른 전기 세단인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EQA에는 CATL과 SK온 배터리가,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QE SUV 500 4MATIC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350 4MATIC에는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EQS SUV와 마이바흐 EQS SUV에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벤츠코리아는 “소비자 및 시장의 요구에 따라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본사, 유관기관, 국토교통부 등과 논의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벤츠 전기차 배터리(배터리 팩)는 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된다”며 “배터리 셀은 벤츠의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벤츠코리아의 공개 내용에 따르면 화재 차량과 같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트림은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과 EQS 350, EQE SUV 500 4MATIC 등 총 5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이에 기반해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벤츠 전기차 총 대수를 계산한 결과, 2024년 7월 운행 기준 총 5549대(EQE 3636대·EQE SUV 1150대·EQS 763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별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비율은 EQE 93.4%, EQE SUV 66.6%, EQS 25.8%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자사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공식 입장도 내놨다.
벤츠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에 45억 원 지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24년 8월9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사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45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벤츠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노레 츄크노 부사장과 제품·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인 킬리안 텔렌 부사장 등 임원들은 이날 오후 7시께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 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사고에 따른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를 위해 45억 원을 긴급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직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결정했다고 벤츠 코리아는 설명했다.
앞서 벤츠 코리아 임원진은 8월7일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당시 임원진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피해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필요한 부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긴급 지원 자금으로 45억 원을 마련해 현장을 찾았다.
△직판제 도입 놓고 딜러사 노조와 갈등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직접판매제도(직판제) 도입을 놓고 딜러사 노조들과 갈등을 빚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이미 2025년 4월 “내년 2분기 시행을 목표로 직판제를 준비 중”이라며 “소비자에게 최고의 가격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직판제가 도입되면 판매 가격이 투명해지고, 딜러사 재고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가 시행되면 딜러사 체제가 붕괴되고, 이에 따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6년 2분기부터 직판제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벤츠코리아와 딜러사 노조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코리아가 기존 딜러사 체제 대신 직판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직판제를 도입하면 차량을 정찰제로 팔 수 있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딜러사 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벤츠코리아 입장에서는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자가 직판제를 통한 가격 정찰제를 반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벤츠코리아에서 가격 정찰제로 판매하는 것보다 딜러사들이 적용해 주는 할인을 받고 차량을 구매하는 게 더 이익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직판제는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벤츠코리아가 독일 본사에서 수입한 차량을 딜러사에 팔고, 딜러사가 소비자에 최종 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직판제가 시행되면 벤츠코리아가 차량 재고를 관리하면서 가격까지 직접 결정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게 된다.
벤츠코리아는 딜러사들의 할인 경쟁이 사라져 가격이 투명해지고, 판매 가격을 직접 정함으로써 차량을 제값 받고 팔아 중고차 가치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재고 관리를 벤츠코리아가 하게 되면서 딜러사 재고 관리 비용 등이 사라져 재무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를 도입하면 딜러사 수익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딜러사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현재 딜러사는 차량 1대를 판매할 때마다 매매차익과 벤츠코리아 인센티브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제조사 직판제 중개 수수료율은 보통 4~6%으로, 이는 딜러사가 판매할 때 얻는 마진보다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딜러사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직판체제 도입에 따른 딜러사 인력 구조조정 문제였다. 직판제가 시행되면 딜러사는 판매대리점에서 판매 중개자로 역할이 바뀐다. 방문객에 차량 설명과 시승 지원, 인도 업무 등만을 하게 된다.
바이틀은 직판제가 시행돼도 딜러사 역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가 시행되고,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전환되면 딜러가 이전만큼 필요하지 않게 돼 딜러사의 대대적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바라봤다.
실제 영국에서는 직판제 시행 이후 딜러당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에서는 혼다가 직판제를 도입하면서 일방적으로 딜러 계약을 해지한 사례도 나타났다.
딜러사 노조는 이런 사례를 들어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실제 벤츠코리아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2025년 2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재고 부담 경감과 관련해서도 재고를 벤츠코리아가 관리하더라도 팔리지 않는 차량은 결국 딜러에 할당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직판제를 도입해도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딜러사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직판제 도입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딜러사들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딜러사 노조와 벤츠코리아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벤츠코리아는 딜러사 노조와 직접 교섭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코리아는 공식 딜러사 직원들의 근로 조건을 결정하거나 관리하는데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는다”며 “법률상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 정의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 같은 입장은 직판제가 도입되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직판제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벤츠코리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할인 없이 판매하는 벤츠 차량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살 것인지 의문이고, 판매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까지 벤츠코리아가 해온 행동을 보면 할인 없이는 사고 싶은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온라인 정찰제를 시행 중인 테슬라를 따라가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판매량이 크게 줄 것으로 본다”라며 “(직판제로) 마진을 높여 판매량이 줄더라도 영업이익은 더 좋아지는걸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배출가스 미인증 차량 수입’ 항소심도 벌금 20억 원
미인증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장착된 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항소심에서도 20억 원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2부(박원철 이의영 원종찬 부장판사)는 2024년 2월7일 대기환경보전법·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법인에 1심과 같이 벌금 20억672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 차량 대수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도 적지 않아 보이며, 일반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큰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보인다”며 수입한 차 한 대당 40만 원으로 벌금을 산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벤츠코리아 측은 재판에서 다른 수입 자동차 회사들의 사건과 비교해 벌금을 줄여달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다른 회사 사건들과 수법·규모 등이 다르고, 종전 관세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2017년 5월∼2018년 8월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으로 바꿔 장착한 6개 모델 차량 5168대를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벤츠코리아는 같은 수법으로 미인증 차량을 수입한 혐의로 기소돼 이미 2019년 대법원에서 벌금 27억390만 원이 확정되기도 했다.
△5년 9개월간 차관리법 위반 과징금·과태료, 벤츠 276억 최다
2018년부터 2023년 9월까지 5년 9개월간 국내 완성차 제작 및 수입·판매 업체 중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과태료를 처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0월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년 9개월간 벤츠코리아는 총 276억7천만 원(59건)의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벤츠코리아에 이어 처분 액수가 높은 업체는 BMW코리아로 153억1천만 원(20건)이었다.
그 뒤로 현대차그룹(133억7천만 원·18건), 포르쉐코리아(131억6천만 원·10건)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