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엔씨소프트 '내수 리니지' 넘어 해외로, 윤송이 앞서고 김택진 밀고
등록 : 2021-01-11 17:03:45재생시간 : 14:8조회수 : 6,328임금진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성공하겠다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의 오랜 꿈이 올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가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자리잡으려면 김 사장의 아내인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 김택진 ‘해외진출’ 10년 꿈 이루게 되나

엔씨소프트가 2021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는 해외시장 공략, 특히 북미·유럽 게임시장 공략의 열쇠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은 오래전부터 글로벌 진출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게임의 본고장인 북미·유럽지역이라고 말해왔다.

김 사장은 2008년 아이온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수출은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며 “아시아 지역에서만 히트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성공하는 게임이 나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이 중요한 이유 역시 북미·유럽 시장에 있다. 이 두 지식재산은 모두 북미·유럽 지역에서 경쟁력을 보였던 적이 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9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지식재산은 해외에서 상당히 인정받았던 지식재산”이라며 “이 게임들이 유럽, 러시아, 미국, 중국 등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PC버전 북미·유럽 출시 당시 무협이라는 생소한 장르인데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북미 최대 게임 사이트인 MMORPG.com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1위를 달성헀으며 발매 한 달 만에 이용자 2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아이온은 개발 당시부터 북미·유럽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어졌다. 아이온은 북미·유럽 출시 직후인 2009년 8월 유럽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온라인 게임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9월 북미 최대 게임쇼인 팍스에서도 ‘최고의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MMO) 게임상’을 수상했다. 9월에는 북미 PC게임 판매량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인 리니지는 국내에서는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대만과 일본, 두 나라에 출시했는데 대만에서는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매출 1위를 오랜시간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매출과 다운로드 수 모두에서 순위권 밖에 있다.

리니지가 ‘내수용’에 적합한 지식재산인 이유는 지식재산으로서 리니지의 경쟁력이 이용자들의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리니지와 함께해 온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리니지라는 지식재산의 매력이 매우 크지만 매력적 캐릭터나 서사가 없어 리니지를 잘 알지 못하는 외국 이용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은 이런 점에서 리니지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진서연’, ‘포화란’ 등의 매력적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뛰어난 서사를 보유하고 있고 아이온은 천족과 마족의 전쟁을 직접 진영 내부에서 체험해나간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 엔씨웨스트 사장 윤송이, 북미와 유럽 공략의 키플레이어

엔씨소프트가 북미·유럽시장 공략을 나서는 과정에서 역할이 부각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택진 사장의 부인, 윤송이 엔씨웨스트 대표이사 사장 겸 엔씨소프트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다. 

엔씨웨스트는 북미·유럽지역에서 엔씨소프트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자회사로 최근 엔씨소프트가 북미·유럽 게임시장 공략에 힘을 쏟기 시작하면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에 따르면,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가 북미·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는 엔씨웨스트에서 게임 운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의 PC버전이 북미·유럽지역에서 거둔 초기 성공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로 ‘운영 미숙’이 꼽힌다는 점을 살피면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의 성공 역시 엔씨웨스트의 게임 운영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엔씨웨스트는 자회사 아레나넷을 통해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길드워2’를 북미·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엔씨웨스트의 경험을 살린다면 북미·유럽 지역에서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의 흥행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북미·유럽 진출에서 윤송이 사장의 역할은 게임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힘쓰고 있는 ‘플랫폼 다변화’ 전략에서도 윤 사장의 위치는 중요하다.

플랫폼 다변화 전략이란 현재 PC, 모바일에 치우쳐있는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콘솔(가정용게임기) 기반으로 점차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김택진 사장은 2020년 3월 열린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PC에서 모바일로, 더욱 나아가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콘솔게임 시장에서 북미·유럽지역의 비중의 매우 크다는 것을 살피면 김택진 사장의 콘솔 확장전략은 사실상 북미와 유럽 게임시장을 겨냥했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2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콘솔게임시장 규모는 약 527억2300만 달러에 이르며 북미·유럽의 콘솔게임 시장의 규모는 441억8500만 달러로 세계 콘솔게임시장의 약 83.8%를 차지하고 있다. 

윤송이 사장은 엔씨웨스트를 이끌면서 콘솔게임시장 규모가 큰 북미·유럽 콘솔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진두지회하고 있다. 특히 2020년 11월 출시된 엔씨웨스트의 콘솔 리듬게임 ‘퓨저’는 ‘윤송이의 야심작’이라고 불리며 북미·유럽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퓨저의 흥행과 관련해 “정확하게 판매량을 밝히긴 어렵지만 반응이 좋다고 말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준비하고 있는 콘솔게임 ‘프로젝트TL’과 ‘프로젝트A3’ 역시 아직 구체적 서비스 계획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북미·유럽지역에서 관련 사업은 엔씨웨스트가 전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 김택진 해외진출 도전의 역사,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해외사업 성패 가른 전략

김택진 사장은 2009년 아이온 북미·유럽 지역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북미·유럽 게임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김택진 사장의 행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2012년 EA(일렉트로닉 아츠) 인수 시도다. 

김택진 사장은 글로벌 지식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김정주 넥슨 창업주 겸 NXC 대표이사와 공동으로 EA 인수를 시도했지만 EA와 의견차이 등 이유로 실패했다. 

이후 김택진 사장은 2015년 1월 블레이드앤소울을 북미·유럽지역에 출시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초반에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곧 ‘미숙한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파이널판타지14, 검은 사막 등에 밀려 현재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는 북미·유럽지역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리니지 시리즈의 첫 작품인 리니지는 2000년 대만에 출시돼 ‘국민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리니지2 역시 2004년 일본 출시 직후 일본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해외매출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2020년 3분기 기준 엔씨소프트의 매출 가운데 해외매출 비중은 18%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의 75%를 해외시장에서 거둔 넷마블과 비교되는 수치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달리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식재산보다 ‘마블’, ‘일곱개의 대죄’ 등 해외에서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다른 기업의 지식재산을 활용해 해외사업을 이끄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전략은 넷마블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해외매출 75%라는 수치를 달성할 수 있었던 힘이기도 했지만 로열티 비용이 너무 커지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에도 계속해서 해외, 특히 북미·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11월 엔씨웨스트에 1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이 유상증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투자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2020년 6월 엔씨웨스트 아래에 북미·유럽지역에서 사업을 발굴하고 강화하기 위한 자회사 NCWNCP LLC를 설립했다. 

김택진 사장이 해외 게임시장 공략이라는 꿈을 이루는 데 2021년은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리니지2M이 2021년 초 일본·대만 지역에서 출시되고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 역시 2021년에 출시된다. 

이와 관련된 기대감으로 엔씨소프트 주가 역시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는 주가는 2020년 크리스마스까지만 하더라도 80만 원대였으나 2021년 1월11일 장중 100만 원을 돌파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은 신작 출시와 해외 진출로 강력한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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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NCPD
부부 사이가 좋지 않구나. 부부가 따로 떨어져서 살기로 한걸 이렇게 전략적인 포석으로 덮어버리는구나. 기자는 쓸데 없는 소리를 자꾸 하네.  |   (10.0.10.180)
2021-01-22, 11:15:07   |   삭제   |   신고
cho_2021
엔씨 소프트 에서 무슨 전략을 짜는지는모르겠지만, 도박장보다 더한 확률 뽑기 운영으로 대부분 벌어들인 수익 아닌가? 글로벌 기업은 아니다. 안방 호랑이.  |   (10.0.10.180)
2021-01-15, 12:56:10   |   삭제   |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