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현CEO톡톡] SK하이닉스 D램과 낸드 두 날개, 이석희 비메모리 씨 뿌려
등록 : 2020-12-30 14:46:52재생시간 : 12:47조회수 : 7,910윤선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기업가치 100조 원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석희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낸드 경쟁력을 강화해 기존 D램사업과 함께 균형잡힌 메모리반도체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

여기에 미래 성장동력인 시스템반도체사업까지 더해지면 SK하이닉스 기업가치는 충분히 100조 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디모데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 SK하이닉스 기업가치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SK하이닉스의 캐시카우인 D램사업, 그리고 미래 기업가치 성장에 힘을 보탤 비메모리사업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디모데 기자(이하 김):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입니다.

곽: 지난 시간에는 이석희 사장의 낸드사업 비전을 살펴봤는데요.

이석희 사장이 낸드를 키우겠다고 해도 어쨌든 현재로서 사업의 무게중심은 D램에 있다고 봐야겠죠?

◆ 이석희, 주력사업 D램 없이는 100조도 없다

김:  SK하이닉스 낸드사업이 아직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회사를 먹여살리는 사업은 D램사업입니다.

D램사업의 매출은 낸드사업의 3~4배 수준이고요. 

이석희 사장이 낸드 매출을 3배 늘린다고 해도 D램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곽: 한동안 D램 업황이 부진하긴 했지만 최근에는 D램 슈퍼사이클이 도래한다, 이런 말이 많은데요.

김: 그렇습니다. 코로나19가 비대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앞으로 서버용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업체들의 증설투자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빠듯한 수급의 결과로 2021년 들어서는 D램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대략 2022년까지는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요. 

특히 서버용 D램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해 강점이 있는 분야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D램 호황으로 매출의 절반 수준인 영업이익 20조 원을 거둔 적도 있는 만큼 D램 슈퍼사이클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곽: 그래서인지 최근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따라 높여잡고 있는데요.

13만 원, 14만 원, 15만 원에 최대 16만 원까지 보는 곳도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기업가치가 95조~116조 원까지 평가를 받는 건데 사실상 이 대부분이 D램의 사업가치에서 나온다고 봐야겠네요

김: 장밋빛 시각이 많습니다만 이석희 사장에게는 SK하이닉스가 향후 D램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여러 도전과제들도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것인데요.

DDR5는 현재 시장의 주력제품인 DDR4보다 속도와 용량이 개선된 제품입니다.

2021년부터 인텔 서버에 DDR5가 본격적으로 탑재되면서 시장 전환이 시작될 듯합니다.

이석희 사장은 10월 DD5 제품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습니다.

인텔 등 주요 고객과 호환성 검증 등을 마쳐 시장이 활성화되는대로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가 DDR5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이전 세대인 DDR4 시절보다 D램사업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곽: D램 선도기업이라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기술경쟁을 이어가야 하는군요.

또 다른 과제는 뭐가 있을까요

김: 4세대 10나노(1a) D램 생산에 적용되는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석희 사장은 내년 하반기 정도에 극자외선 공정으로 D램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미 연구소에서 극자외선 도입 테스트를 마쳤고 ASML이 독점생산하고 있어 공급이 제한되는 극자외선 장비 확보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곽: 극자외선 공정이라, 반도체 분야에서 자주 들어본 말이긴 한데요.

극자외선 공정 도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 반도체 크기가 작아질수록 미세한 회로를 그리기 위해서 파장이 짧은 광원이 필요한데요.

13.5나노미터의 짧은 파장을 지닌 극자외선을 반도체 생산에 이용하는 공정이 극자외선 공정입니다.

현재 D램 생산에 극자외선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SK하이닉스는 이천M16공장에 극자외선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어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미세공정 D램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아직까지 극자외선 도입을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D램 3강이 모두 3세대 10나노(1z) D램을 생산하고 있지만 4세대에 들어서는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차이를 벌려 투톱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곽: 그렇군요. 이석희 사장이 낸드와 D램, 메모리 양대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면 기업가치 100조 체력을 다지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물론 이 정도로도 큰 성과지만 이석희 사장은 여기에 만족할 것 같지 않은데요. 그 부분도 이야기를 해 봅시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미래성장 구상에 비메모리도 있다

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중에서 D램과 낸드, 곧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반도체시장은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그러니까 비메모리반도체시장이 더 크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SK하이닉스보다 기업가치가 큰 반도체기업들은 모두 비메모리기업이었습니다.

메모리반도체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비메모리는 상대적으로 업황을 덜 타는 특성도 있구요.

곽: 그렇다면 SK하이닉스가 진정한 종합반도체회사가 되려면 비메모리분야를 키울 필요성이 있을 거 같은데요.

이석희 사장도 잘 알고 있겠죠?

김: 물론입니다. 이석희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 인수를 발표하며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D램과 낸드의 두 축이 굳건히 자리잡은 데에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도 확장해 지속성장하겠다는 꿈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D램 중심 사업구조에 낸드 분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코 비메모리사업의 육성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죠.

곽: 그렇군요. 그렇담 구체적으로 비메모리 분야에서 어떤 노력들이 있나요.

김: 이석희 사장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지는 비메모리사업은 이미지센서(CIS) 사업입니다.

올들어 글로벌 이미지센서 점유율이 7위 수준에서 4위까지 올라왔습니다.

곽 : 이미지센서라,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센서를 말하는 거죠?

김 : 맞습니다. 폰카메라는 이미지센서의 가장 대표적 사용처죠.

하지만 이미지센서가 단순히 스마트폰 카메라에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각광받는 자율주행 분야를 비롯해 의료영상분야, CCTV 등 보안분야, 홍채,지문인식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어 앞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됩니다.

곽: 그래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군요.

김: 네. 이미지센서 수요가 늘면서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도 했죠.

현재 이미지센서 시장은 일본 소니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소자와 공정기술력을 앞세워 국내업체들이 도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 이석희 사장은 지난해 소니의 본진인 일본에 이미지센서 연구개발센터를 열고 일본내 연구개발자원을 활용한 최신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지센서 제품을 ‘블랙펄’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하고 자동초점, 저조도처리 등 영상처리 기술을 더해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지난 번 반도체대전 행사에서는 0.8마이크로미터 크기 화소의 제품과 비행시간거리측정(ToF) 센서를 선보이는 등 제품군도 다양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능을 고도화한 인포메이션센서까지 진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됩니다.

곽: 이미지센서에서 인포메이션센서로 진화해 핵심 사업분야로 키우겠다는 것이군요.

이석희 사장이 이미지센서와 함께 언급한 파운드리사업은 현황이 어떻죠?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사업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요.

김: 네.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에서 이미지센서와 전력관리칩, 디스플레이구동칩 등을 제조하는 파운드리사업을 하고 있는데 파운드리사업 역시 최근 성장가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파운드리업계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반적으로 수혜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파운드리사업에서 매출 6600억 원을 냈는데 올해는 매출 7천억 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에 있는 생산설비를 중국 우시로 이전을 마무리한 뒤 가동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중국 현지 파운드리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가 미국의 제재로 사업에 차질을 빚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곽: 이미지센서에 파운드리까지, 이석희 사장체제에서 비메모리분야도 알찬 성장이 이뤄지고 있군요.

김: 이밖에도 이석희 사장은 지난해 미국 전력반도체 회사 라이언반도체와 인공지능반도체 회사 테트라멤, 올해 반도체 설계 기업 사이파이브 등에 투자하며 비메모리 분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매그나칩 파운드리 인수 참여와 인공지능 전문기업 가우스랩 설립 등도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여겨집니다.

곽: 아직은 씨를 뿌리는 단계이지만 언젠가는 SK하이닉스 기업가치에 큰 보탬이 될 수도 있는 투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얼마 전 SK그룹 내 인수합병 전문가로 꼽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하게 된 점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디모데: 네 아무래도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반도체 등 비메모리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죠.

또 박정호 부회장 합류로 투자와 인수합병 등 비메모리사업의 비유기적 성장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이런 부분에서 성과가 나온다면 기업가치는 100조 원을 넘어 플러스 알파 이상 불어날 수 있겠죠.

곽: 반도체는 한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고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그 양대 축을 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이석희 사장이 인텔 사업부 인수와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로 낸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말 그대로 SK하이닉스는 양 날개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이석희 사장은 SK하이닉스의 가치를 어디까지 높여놓을 수 있을까요. 2021년 그의 행보를 주목해야겠습니다.

CEO톡톡 이석희 사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저작권자 © 채널Who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