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현CEO톡톡] 가스공사 친환경 타고 코로나19 넘고, 채희봉 사업재편
등록 : 2020-12-18 11:21:25재생시간 : 11:14조회수 : 3,566윤선호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주력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사업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과 해외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채 사장이 가스공사가 직면한 내우외환을 극복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를 활용한 어떤 신사업을 구상하고 어떻게 해외사업을 재편하려는지 살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조승리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안녕하십니까. CEO톡톡 곽보현입니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채희봉 사장과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들이 내우외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려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조승리(이하 조):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입니다.

곽: 지난 시간에 발전사업자들이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액화천연가스 판매가 주요 수익원인 한국가스공사의 타격이 클 것 같은데 채 사장은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 채희봉, 액화천연가스에 친환경 흐름을 불어넣다

조: 채희봉 사장은 개별요금제를 도입해 발전용 액화천연가스 수요를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개별요금제는 액화천연가스 도입계약을 발전사업자 각자와 개별적으로 맺는 방식을 말합니다.

가스공사는 그동안 액화천연가스 도입계약가격을 평균해 모든 발전사에 동일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평균요금제 계약을 맺어왔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 외에도 내포그린에너지 등 10곳 이상의 발전사와 연간 약 350만 톤 규모의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개별요금제 계약을 맺기 위한 협상 및 입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곽: 개별요금제를 맺는 발전사업자가 늘면 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 판매량 감소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되겠군요. 

하지만 이미 평균요금제로 계약을 맺었던 발전사업자의 불만도 생길 것 같은데요?

조: 한국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를 도입하면서 평균요금제로 장기 계약을 맺은 발전사업자들이 손해를 본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스공사는 기존 평균요금제로 계약을 맺은 발전사와 협의체를 구성해 요금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11월부터는 최근 발전사들과 공동으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곽: 개별요금제를 추진한다고 해서 수익성 악화를 막는 데 충분치 못할 것 같기도 합니다.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할텐데요.

조: 네, 한국가스공사는 발전사업자들의 직수입이 느는 현실을 고려해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 임대사업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가스공사는 충청남도 당진에 세워질 액화천연가스 제5기지를 기반으로 액화천연가스 제조시설 임대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당진 액화천연가스기지는 2025년에 문을 열 예정인데 시설 이용조건과 요금 등을 개편해 민간임대사업자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곽: 본업인 액화천연가스사업을 쇄신할 방법은 없을까요?

조: 채 사장은 액화천연가스사업을 통한 신사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액화천연가스를 해외에서 사들여 국내 발전사업자들에게 공급하는 도매사업에 집중해왔지만 시장환경이 바뀌면서 사업구조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채 사장은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에 발맞춰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분야의 강점을 살린 친환경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곽: 그러면 액화천연가스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친환경사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조: 우선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사업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은 액화천연가스를 선박용 연료로 주입 또는 충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국제해사기구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모든 선박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의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덕분에 황산화물을 배출하지 않는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국제해사기구의 선박배출물 규제에 대안이 될 LNG벙커링 등 친환경 연료전환사업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채 사장은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관련 인프라를 확충에 나서고 있습니다.

곽: 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사업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있습니까?

조: 가스공사는 경기도 평택과 경상남도 통영 액화천연가스기지에서 ‘트럭투십’ 방식을 통한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트럭투십은 탱크로리에 액화천연가스를 싣고 부두까지 가서 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충청남도 당진 액화천연가스기지에 십투십 방식의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선적시설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십투십 방식은 액화천연가스 선박이 항만에서 짐을 내려놓거나 싣는 동안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전용 선박이 연료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시간과 주입량 면에서 트럭투십보다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는 아시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선박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11월에는 바다 한가운데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끼리 액화천연가스를 옮겨 싣는 실증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습니다.

곽: 액화천연가스와 결합한 그린에너지사업으로 추진하는 다른 사업이 있나요?

조: 채 사장은 화물차 연료를 경유에서 액화천연가스로 바꾸는 액화천연가스 화물차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액화천연가스 화물차는 경유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스공사는 2030년까지 액화천연가스 화물차를 6만 대 보급해 천연가스 120만 톤을 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채 사장은 액화천연가스 냉열사업도 새로운 사업모델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냉열에너지는 사용되지 않고 버려졌지만 최근 친환경 에너지가 부상하면서 이를 재이용하려는 것인데요.

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 냉열에너지를 이용해 냉동물류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기존 냉동기기를 액화천연가스 냉열에너지로 대체하면 영하 100도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줄이고 사용되는 에너지량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채 사장은 “인천신항과 부산신항, 바이오, 중소기업 공동물류,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되는 냉열물류 사업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곽: 정부에서 그린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점도 가스공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조: 천연가스는 탄소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연료로 여겨집니다.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기에 앞서 정부가 탄소 절감정책을 추진하면서 천연가스의 이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장기적으로 태양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함께 액화천연가스 발전을 키우기로 방침을 세우고 있어 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 공급자로서 역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제가 알기로 한국가스공사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많이 추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스공사의 해외사업도 코로나19에 영향을 받고 있나요? 

◆ 채희봉,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가스공사 해외사업 재편 노려

조: 저유가 상황은 가스공사의 해외사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유가가 낮으면 가스공사가 보유한 해외자원 개발현장에 손상차손이 발생해 실적에 타격을 주게 됩니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장부에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업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영업손실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순손실에는 포함됩니다.

가스공사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사업에서 손상차손 4357억 원이 발생했습니다.

호주 GLNG사업과 호주 프랠류드사업에서 각각 3387억 원, 816억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이라크 바드라사업에서도 154억 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가스공사의 향후 손상차손 규모가 1조2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곽: 가스공사를 둘러싼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군요. 최고경영자인 채 사장도 답답하겠네요 

채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나요?

조: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저가 매물로 나온 해외 가스전 등을 적극적으로 인수해 액화천연가스의 국내 도입단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6월에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와 에너지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습니다.

해외사업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입니다.

가스공사는 2024년으로 만료되는 카타르, 오만과 천연가스 조달 계약에 대비해 신규 계약을 체결할 때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채 사장은 올해 한국가스공사 창립 37주년 기념식에서 “경제적 가격의 천연가스를 국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재의 에너지시장 상황을 지혜롭게 활용해 저렴한 신규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곽: 채 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과 해외사업 재편계획이 가시화된다면 가스공사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조: 네, 하지만 신사업과 해외사업 재편계획이 성과를 내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채 사장은 취임 첫 해 매출액 감소에도 영업이익을 소폭으로 끌어올리며 순이익을 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을 받아 실적 개선에 고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스공사의 부채도 상당히 부담스런 상황입니다. 

채 사장 취임 전인 2018년 한국가스공사의 부채 비율은 367.05%였는데 2019년 15.6%포인트 늘어난 382.56%를 보였습니다.

채 사장도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스공사가 보유한 부동산 등을 활용하는 방안, 자사주와 연계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사업조정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채 사장은 최근 창립 37주년 기념식에서 “현재 유가 수준을 기준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경쟁력이 확보되는 사업은 더욱 키워나고 그렇기 못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곽: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저희는 한국가스공사가 직면한 내우외환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주력사업인 액화천연가스사업과 해외사업을 어떻게 쇄신하려고 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스공사가 위기에 몰리면서 채희봉 사장도 굉장히 답답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위기 때 그 다음을 위한 여러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채희봉 사장과 한국가스공사의 많은 관계자들이 앞으로 어떤 일들을 추진해 나가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채희봉 사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
<저작권자 © 채널Who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