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에스티팜 주가 힘받아, 김경진 원료의약품 증설에 매달려
등록 : 2020-12-08 16:49:24재생시간 : 7:38조회수 : 8,657성현모
◆ 에스티팜 주가,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API) 생산성 확보에 달렸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위탁생산(CMO)하는 업체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생산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특정 유전자 DNA나 RNA(리보핵산)에 직접 작용해 질병을 근원적으로 없애는 3세대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리고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올리고핵산 치료제시장은 2024년 3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진 대표는 이런 수요에 대응하고자 올해에만 2차례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 현재 연간 800kg인 생산규모를 2배 이상 높인 2톤가량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내년에는 반월 공장 인근 주차장 부지 혹은 인천 송도에 제2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전용공장을 추가로 세운다는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팜은 이르면 2021년부터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올리고핵산 치료제시장 규모 확대, 원료의약품 생산하는 에스티팜에게는 기회

올리고핵산 치료제로 개발된 약은 아직 8개에 불과해 지금껏 시장 규모가 작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희귀질환에만 활용되다가 최근 만성질환 치료제로 개발되면서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수요도 부쩍 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고지혈증 치료제 ‘인클리시란’이 12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인클리시란의 2026년 매출이 21억 달러(2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클리시란에 필요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만 해도 6~10톤가량으로 추정된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업체는 세계에서 에스티팜을 포함해 일본 기업 니토덴코아베시아(연간 생산능력 1.4톤), 미국 기업 애질런트테크놀로지(1톤) 3곳뿐이다.

애질런트테크놀로지도 에스티팜과 마찬가지로 생산규모를 현재의 2배 이상 증설하는 계획을 올해 8월에 발표했다. 애질런트테크놀로지와 에스티팜이 증설하는 생산시설의 생산능력까지 모두 합쳐도 연간 생산규모가 6톤을 넘지 못한다.

여기에 일부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되는 면역증강제인 ‘아쥬반트’의 원료도 모두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치료제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022년 상반기까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설비 가동일정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생산은 기존 원료의약품의 합성보다 기술적으로 어려워 후발업체가 진입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mRNA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와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신사업 진출 노력

김경진 대표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 치료제와 백신을 위탁개발생산하는 사업을 에스티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김 대표는 이미 3년 전부터 원료의약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활용한 치료제와 백신까지 생산하는 것을 구상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최근 대표이사 직속의 mRNA 사업개발실을 신설하고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전문가 양주성 박사를 개발실장 상무로 영입하면서 mRNA 활용한 항바이러스 및 면역항암 신약 개발에도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미 반월 공장에 관련 장비와 설비 구축을 마쳤고 대량생산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현재 한 달에 2만 도즈의 mRNA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월 20만 도즈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한 달에 성인 20만 명에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mRNA 치료제와 백신에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1천~5천 개가 필요한데 만들기도 어렵고 고가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간다면 수익규모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얻는 수익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다국적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mRNA를 활용한 백신이라는 점에서 향후 백신의 위탁생산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경제 종합미디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mRNA 치료제 및 백신의 시장규모는 2026년에 21억2천만 달러(2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 에스티팜의 주가 힘받아

에스티팜 주가는 2020년 12월3일에 8만1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에스티팜은 현재 힘주고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위탁생산 계약을 잇달아 수주하며 에스티팜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 들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등 유명 원료의약품 회사들의 생산공장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에스티팜이 반사이익을 얻으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주력사업이었던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의 수요가 2018년부터 줄어들며 매출부진을 겪었다.

에스티팜의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은 2017년 1369억 원, 2018년 348억 원이던 것이 2019년에는 0원으로 사라졌다. C형간염 치료제의 완치율이 높아지며 환자가 감소한 탓이다.

에스티팜은 2017년에 매출 2028억 원, 영업이익 618억 원을 올렸지만 2018년 매출은 978억 원으로 51.8% 감소했으며 15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에도 매출 933억 원, 영업손실은 267억 원을 냈다. 다만 2019년의 영업손실 악화는 2019년에 유럽 소재의 글로벌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 2곳을 인수하면서 100억 원가량을 투자한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주가는 2018년 상반기 말 3만 원대 후반~4만 원대를 오르내리다가 하락세로 전환해 2019년 8월6일에는 1만2300원으로 최근 3년 사이 최저가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업계와 에스티팜은 2022년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리고핵산 치료제의 상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에스티팜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시설 증설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2022년이기 때문이다.

◆ 신약 연구개발 전문가 김경진, 신약 개발에 박차

김경진 대표는 주력사업이던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에스티팜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김 대표는 대표에 오른 다음 해인 2018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원료의약품 생산 수주 불확실성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치료제 분야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및 자체적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에스티팜을 원료의약품 생산회사에서 신약 개발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도 세우며 꾸준히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신약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 과정에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확대했다.

에스티팜의 연구개발비 지출도 2017년 97억 원에서 2019년 151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중도 2017년 4.76%에서 2019년 16.15%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에스티팜이 코스닥에 상장한 2016년만 해도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은 10개에 불과했다”면서 “지금은 40~50개가량을 보유할 정도로 신약 연구개발 역량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즈 치료제와 대장암 치료제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특히 에이즈 치료제를 향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높아 임상1상의 결과가 좋으면 기술수출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김경진 대표는 2017년 6월에 에스티팜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돼 임근조 각자 대표이사와 함께 에스티팜을 이끌었다.

2018년 5월 임근조 각자 대표이사가 물러남에 따라 김경진 단독대표체제로 개편됐으며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김경진 대표는 에스티팜 연구소장을 지냈으며 다국적제약사 로슈연구소에 입사해 수석연구원에 오를 정도로 신약 연구개발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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