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네이버, 글로벌에서 공룡 IT기업과 싸워 어떻게 살아남을까
등록 : 2020-08-31 16:37:31재생시간 : 18:13조회수 : 4,563임금진
네이버는 어떤 기업인가? 네이버 하면 ‘검색엔진’이나 ‘검색 포털사이트’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네이버 내부에서는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2017년 취임 직후 네이버를 이끌 키워드로 ‘개인이 성공을 꽃 피우는 기술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는 2020년을 두고 ‘사용자가 주도하는 기술 플랫폼 원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추구하는 ‘기술플랫폼’이란 무엇일까?

◆ 네이버의 기술들이 ‘일상의 도구’가 되다

네이버는 2019년 연차보고서에서 “네이버는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누구나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들의 손에 잡히는 ‘일상의 도구’로 바꿔내고 있다”며 “그 수많은 도구들을 사용자들이 익숙하게 손에 쥐고 간편하게 조합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술 플랫폼의 새로운 장을 열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를 조금 더 쉽게 풀이하자면 손에 잡히지 않는 첨단 기술들을 사용자들의 일상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 서비스로 만들어내고 그런 서비스들을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취사선택하고 결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기술 플랫폼으로서 네이버의 목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구개발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가 2019년 한 해 동안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모두 1조7122억 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26%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연구개발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 제약바이오업계의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이 9% 정도라는 것을 살피면 상당한 금액이다. 

네이버는 인력 역시 연구개발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네이버 전체 임직원 1만7180명 가운데 1/3 이상인 5817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네이버는 왜 이런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들여 기술 플랫폼기업으로 진화를 이뤄내려는 것일까?

◆ 기술 플랫폼 전환의 이유, 목표는 ‘글로벌’

그 답은 ‘글로벌’에 있다. 

네이버가 우리나라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은 대부분 검색을 기반으로 제공되지만 세계 검색시장에서 네이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작다.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회사 웹FX가 조사한 2020년 검색엔진시장 점유율 데이터에 따르면 1위는 91.54%의 점유율을 보여준 구글이다. 2위는 2.44%의 빙, 3위는 1.64%의 야후이며 네이버는 0.07%의 점유율로 10위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가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검색 외에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을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길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기술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면 한 가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수많은 글로벌 공룡 IT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아무리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체급’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실제로 구글의 2019년 매출은 1619억 달러(약 192조 원) 네이버 2019년 매출의 29배가 넘는다. 

네이버가 글로벌 공룡 IT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런 차이를 극복할 무기가 필요하다. 

네이버는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웹툰을 비롯한 콘텐츠사업을 글로벌기업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육성하고 있다.

◆ 모바일메신저 ‘라인’

라인은 국내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과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는 ‘국민 메신저’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메신저다.

특히 라인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기준 일본에서 라인을 사용하는 활성 사용자 수는 8400만 명 정도다.

일본 전체 인구가 약 1억2천만 명 정도이고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79%라는 것을 살피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라인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모바일메신저는 사실상 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모바일메신저는 수많은 서비스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리모컨’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등 수많은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을 활용한다면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활용해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들을 아시아 전역에서 펼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영국의 모바일 전문 언론 비즈니스 오브 앱스는 라인을 두고 “라인의 사용과 관련된 2분기 통계는 사용자들의 일상생활에서 라인이 점점 더 다양한 기능의 통로로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라인은 그들의 언어로 ‘삶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디지털과 현실 세계를 통합하고 있다(Unite the digital and real world)”고 분석하기도 했다.

라인은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리모컨 역할을 하는 것에 더해 네이버 기술 발전의 계기 역할도 맡을 수 있다.

라인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높여야 하는 기술들이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들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메신저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하드웨어 환경이나 통신환경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이 원활하게 작동하게 해주는 랜더링 기술이 중요하다.

또한 많은 사용자에게 애플리케이션이 노출되고 사생활 보호의 필요성도 큰 만큼 보안기술 역시 모바일메신저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랜더링 기술과 보안기술은 모바일 메신저 뿐 아니라 네이버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들이다.

하나의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다른 서비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네이버가 추구하는 ‘기술 플랫폼’이라는 목표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 네이버 웹툰

웹툰으로 대표되는 콘텐츠사업 역시 네이버가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강력한 무기다.

네이버는 웹툰사업을 들고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아래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웹툰 사업을 진행하는 법인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웹툰사업 지배구조를 개편한다고 5월 공시하기도 했다. 

또한 네이버는 국내 작가들의 웹툰을 번역해서 서비스하는 것을 넘어 현지에서 웹툰작가들을 발굴하고 이 작가들의 웹툰을 서비스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웹툰사업은 유료 웹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영화, 게임, 굿즈 판매 등으로 수익원을 끝없이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 바로 웹툰을 비롯한 콘텐츠사업이다. 만화에서 시작해 굿즈, 영화, 게임까지 진출한 마블코믹스가 대표적 사례다. 

네이버의 웹툰사업은 실제로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웹툰은 2020년 7월 기준 네이버웹툰 서비스 글로벌 월간 순 이용자 수(MAU)가 6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8월2일 밝혔다.

북미시장에서만 매달 약 1천만 명이 네이버웹툰을 이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북미를 포함한 세계 약 100개 나라에서 구글플레이 만화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웹툰사업은 여러 콘텐츠로 확장이 가능할 뿐 아니라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 연계한 결합 상품을 내놓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네이버의 유료웹툰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이용권을 주는 등의 결합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기술 플랫폼으로서의 네이버를 세계시장에서 마음껏 광고할 수 있는 무기가 생기는 셈이다. 

네이버는 웹툰서비스에도 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자동채색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웹툰 작가가 밑그림을 그려놓으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기본적 채색을 도와주게 된다. 웹툰 작가들의 작업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또한 딥러닝을 활용한 이미지 압축 기술은 웹툰을 보는데 필요한 데이터 소모량을 줄여줄 수 있다. 

네이버는 라인과 웹툰 이외에도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을 통한 글로벌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클라우드서비스의 글로벌 제공을 위해 10개 이상의 글로벌 리전(현지 데이터센터)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9년 10월에는 아시아와 유럽에 위치한 여러 나라들과 협력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연구벨트’ 구축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대한민국 5G는 어디까지 왔나

네이버와 같은 IT기업의 부상과 함께,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산업 분야가 바로 통신기술 분야다. 

특히 한국이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통신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한국이 5G통신을 포함한 미래 통신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 영상에서는 세계 최초 5G통신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통신사들의 5G통신 서비스의 현 주소는 어떤지, 5G통신 서비스가 진정으로 고객들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면 어떤 일들이 필요한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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