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가스공사 주가 자사주 매입에도 고전, 채희봉 수소사업 키운다
등록 : 2020-06-16 16:22:51재생시간 : 05:02조회수 : 2,505성현모
◆ 멀리 보는 채희봉, 가스공사 수소사업 키우기 힘써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멀리 보는’ 사업으로서 수소경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수소경제는 당장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만큼 한국가스공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시장 규모는 전체 매출 기준으로 2017년 1292억 달러에서 연평균 6%씩 성장해 2050년 25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희봉 사장은 정부가 수소공급 목표를 2018년 연간 13만 톤에서 2040년 526만 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운 데도 주목했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에서 2030년까지 전체 4조7천억 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부터 공급과 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수소 생산시설 25곳을 세우면서 700km 규모의 배관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을 시행하기 위한 시범단계로서 가스공사와 김해시의 협력 아래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운영 시작은 2021년 8월로 예정됐다. 

채희봉 사장은 “민간부문과 적극 협력해 수소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수소산업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 수소 중심의 친환경에너지 대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액화천연가스 신사업에도 앞장, LNG벙커링과 친환경연료 전환 주목

채희봉 사장은 중장기 전략으로 LNG벙커링을 비롯한 액화천연가스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액화천연가스를 해외에서 사들여 국내 발전사업자에 공급하는 도매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시장환경이 바뀌면서 가스공사의 사업구조도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LNG벙커링은 선박연료로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수익성 높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스공사는 LNG벙커링사업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2019년 8월 통영기지에 액화천연가스 선적설비를 구축했고 2020년 1월부터는 아시아 최초로 LNG벙커링 선박을 운용하고 있다.

화물차 연료를 경유에서 액화천연가스로 바꾸는 LNG화물차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2030년까지 LNG화물차를 6만 대 보급해 천연가스 120만 톤을 팔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채희봉 사장은 “LNG벙커링과 LNG화물차 등 다양한 친환경연료 전환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가스공사의 미래 혁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내걸고 있다.

◆ 발로 뛰는 해외자원 확보, 저유가 따른 손상차손은 부담

가스공사는 2024년에 주요 거래상대인 카타르와 오만과 체결했던 천연가스 도입 계약기간이 끝난다. 

가스공사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데도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쪽이 유리하다. 

이를 고려해 채희봉 사장은 해외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

2020년 초 모잠비크를 찾아 현지 제4광구 사업과 신규 탐사사업에 관련된 정부 지원을 약속받았다. 

2013년 문을 닫았던 미국지사를 올해 7월에 다시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액화천연가스 거래량이 늘어나는 데 먼저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가스공사가 참여하려던 모잠비크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의 최종 투자결정이 미뤄지는 등의 악재도 생겼다. 

저유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유가가 낮으면 가스공사가 보유한 해외자원 개발현장에서도 손상차손이 발생해 가스공사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유가가 떨어질수록 관련 개발현장의 가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가스공사의 호주와 캐나다 천연가스 개발현장에서 손상차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가수공사의 향후 손상차손 규모가 1조2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저유가와 시장 변화에 어두운 실적과 주가 전망

가스공사를 둘러싼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제유가는 2020년 들어 계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가 액화천연가스 가격에 4~5개월 차이로 연동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스공사는 수익 악화를 피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에너지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저유가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가스공사의 향후 수익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천연가스시장에서 가스공사의 독점적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도매시장을 지난 40여 년 동안 사실상 독점해 왔다. 그러나 국내 발전사업자들이 액화천연가스를 해외에서 싸게 사들일 수 있는 ‘직수입’을 늘리고 있다. 직수입이 늘어나면 가스공사는 판매량 감소로 수익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채희봉 사장은 개별요금제 도입으로 직수입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직수입 확대를 검토하는 기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저유가에 더해 천연가스 직수입 증가는 가스공사 주가에도 악재로 꼽힌다. 이에 대응해 가스공사가 4월13일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지만 하락폭을 어느 정도 좁히는 데 그쳤다.

가스공사 주가는 채희봉 사장이 임명된 2019년 9월 당시 4만3천 원대였다. 그러나 현재는 2만 원대 중후반을 오르내리면서 30% 안팎의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 채희봉 에너지 전문성 갖춘 관료 출신, 노사관계는 불안

채희봉 사장은 에너지와 발전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관료 출신이다.

1988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30년 동안 산업 관련 부처에 계속 몸담았다. 그동안 지식경제부 가스산업과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을 거쳐 통상차관보를 지냈다.

청와대 파견근무 경력도 있다. 2007년에는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 행정관, 2017년에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산업정책비서관을 맡았다.

관료 시절 해외사업과 관련해서도 성과를 냈다. 2009년 지식경제부 가스산업과장 시절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를 처음으로 수입하는 데 기여했다.

지금도 관료 출신의 안정감을 발휘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와 에너지 전환 등의 정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다만 불안한 노사관계 문제는 채희봉의 과제로 꼽힌다. 채희봉 사장은 관료 출신인 점 때문에 2019년 7월 취임 당시 노조에게 ‘낙하산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2020년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비정규직 노조와 충돌해 노조 관계자들이 채희봉 사장의 집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채희봉 사장은 현재 공식협의기구를 통해 비정규직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채희봉 사장은 자회사를 통한 고용, 노조는 가스공사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면서 의견차이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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