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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실제 도로 달린 현대차 대학생 자율주행대회, 자율주행시대 성큼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11-29 18: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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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실제 도로 달린 현대차 대학생 자율주행대회, 자율주행시대 성큼
▲ 29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2021 자율주행 챌린지’ 결승에서 우승한 카이스트 '니로EV(왼쪽)'가 경기 이후 전시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대회 시작하면 너무 고개를 내밀지 말아주세요. 차량이 인식할 수 있습니다.”

29일 ‘2021 자율주행 챌린지’ 결승이 열린 서울 상암동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일원에 배치된 행사요원들은 대회 시작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길을 건너는 시민들에게 안내사항을 큰 소리로 알려주고 차량을 통제하느라 바빴다.

자율주행 챌린지는 국내 대학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돕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다.

이번 대회가 이전과 다른 것은 실제 도로에서 처음으로 열렸다는 점이다.

이전 대회는 강원 인제서킷,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경기 화성에 자율주행 연구개발을 위해 만든 가상도시 '케이시티' 등 폐쇄된 도로에서 열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서울 상암동 실제 도로에서 진행했다.

이날 대회는 미래 자율주행의 출발점처럼 보였다.

대회에 참가한 차량들은 대학생들이 자체개발한 기술로 채워진 만큼 세계 첨단 자율주행 기술과 비교하면 수준이 다소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회를 실제 도로에서 열 정도로 국내 자율주행 기술 저변이 안전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대회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의 통제에 잘 따르며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경진대회가 열리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시민은 “상암동이 자율주행 인프라를 잘 갖춘 것은 알았는데 대학생 경진대회가 열릴 정도로 자율주행기술이 발전한 줄은 몰랐다”며 “진짜 자율주행시대가 오기 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실제 도로 달린 현대차 대학생 자율주행대회, 자율주행시대 성큼
▲ 29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2021 자율주행 챌린지’ 결승에서 인천대학교 니로EV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 역시 상암동 행사장 한켠에 현대차 로보셔틀,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차 엠비전S 등을 전시해 자율주행기술을 알렸다.

대학생들이 자체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는 실제 도로를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예년과 다르게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인 니로EV로 자율주행차를 만든 점도 미래 모빌리티 변화를 잘 보여줬다.

이날 대회는 상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내 4km 구간을 자율주행 차량 6대가 함께 주행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다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점에서 출발해 같은 구간을 두 번씩 달리고 이 중 좋은 성적에 법규위반 등 감점요인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최종 1등을 뽑았다.

자율주행차들은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도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기 위해 1~2분을 소모하는 등 주행속도와 차선 등 교통법규를 철저하게 지키며 대회를 치렀다. 이런 점에서는 분명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자율주행차가 나아 보였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스트리트(DMS)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실시간으로 경기가 중계됐는데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참가학생들은 큰 상금이 걸려 있는 만큼 약간은 상기된 얼굴로 센터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현장] 실제 도로 달린 현대차 대학생 자율주행대회, 자율주행시대 성큼
▲ 29일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스트리트(DMS)에서 ‘2021 자율주행 챌린지’ 결승전을 실시간 중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중계화면을 통해 자기 학교 차량이 무리 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 나오면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몇몇 학생들은 실제 차량을 따라 달리며 응원하기도 했다.

본선에 참가한 성균관대학교 ‘세이브(SAVE)’팀 한 학생은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1년 반 동안 열심히 준비해 이번 대회에 참가해 본선까지 올랐다”며 “아무래도 1등 상금이 큰 만큼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학교 ‘비사(BISA)’ 팀 한 학생은 “신호를 최대 변수로 있다”며 “차량이 교통신호 연동기능을 통해 신호를 모두 받고 있고 이를 통해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짰지만 실제 도로를 달리는 만큼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라운드 1등은 4km 코스를 11분대에 달린 카이스트, 2라운드 1등은 14분대에 들어온 인하대학교가 차지했다. 다른 차들도 1,2라운드 모두 10분대에 결승점을 통과했는데 신호에 한 번 걸리면 1~2분을 허비해야 했던 만큼 신호는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경기 중간 차량이 신호에 걸리는 모습이 나올 때면 경기를 지켜보는 학생들 사이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최종 우승은 감점요인까지 합산해 11분27초를 기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케이아이-로보틱스(KI-Robotics)’ 팀이 차지했다. 2위는 충북대학교, 3위는 인천대학교, 4위는 인하대학교, 5위는 성균관대학교, 6위는 계명대학교에게 돌아갔다.

2위 충북대학교의 합산기록은 13분31초, 5위 성균관대학교의 합산기록은 16분53초였다. 2위부터 5위까지는 각각 1분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신호 하나에 등수가 바뀌었다.

우승팀인 카이스트에게는 상금 1억 원과 북미 견학기회가 주어졌다. 이밖에 △준우승팀 상금 5천만 원 및 중국 견학 △3등팀 상금 3천만 원 △4등팀 상금 1천만 원 △5,6등팀 상금 500만 원 등 모두 3억 원 상당이 시상됐다.
[현장] 실제 도로 달린 현대차 대학생 자율주행대회, 자율주행시대 성큼
▲ 29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2021 자율주행 챌린지’ 시상식 이후 참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은 내년 서울 강남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활용한 로보택시로 자율주행서비스를 시작한다.

지금의 기술발전 속도라면 다음 대회에서는 통제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도로를 달리는 방식으로 대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자율주행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대에 더욱 힘을 실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시장은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교통분야 가운데서도 자율주행이다”며 “내년부터 청계천에서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하고 강남에서 로보택시 상용화서비스를 시작해 2025년에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자율주행 도시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헌승 의원은 “자율주행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며 “국회에서도 윤리적 문제까지 포함해 자율주행 관련 법을 제정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 사장은 인사말에서 “자동차 스스로 판단해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며 “자율주행차는 향후 우리생활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낳을 것이다”고 말했다.

행사 마무리 인사말을 맡은 박동일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은 “처음으로 실제 도심 도로에서 진행한 행사였는데 안전하게 행사가 잘 마무리됐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율주행기술 개발분야의 인재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모두 32개 대학 팀이 참가해 3월 가상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예선전을 벌여 본선 진출 6개 팀을 선발했다. 다음 대회는 2023년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현장] 실제 도로 달린 현대차 대학생 자율주행대회, 자율주행시대 성큼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박정국 현대차 사장(오른쪽 두번째)이 29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2021 자율주행 챌린지’ 개막식 행사 이후 전시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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